[애프터국감]①성과전쟁…국감 끝나도 '성적표' 노심초사
2026년도 국정감사가 종료되면서 여야 의원들은 국감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정감사 활약은 곧 정치 기반의 확대 문제와 직결한다. 인지도 상승은 물론이고 정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감 결과는 2028년 4월로 예정된 제23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원내행정국은 오는 9~11일 소속 의원들로부터 국감 우수의원 선정 관련 기초자료를 접수한다. 이는 국정감사에서 모범을 보인 우수의원을 선정하기 위한 것이다. 제출자료는 국감활동보고서, 언론보도 실적, 출결사항, 정책자료집 등이다.
민주당은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국감활동보고서에는 상임위원회 활동 총평, 피감기관에 대한 제도·정책 제안사항을 담아야 한다. 언론보도 실적은 당 공보국 등록 언론사 보도 중 주요보도 10건을 반영한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기간 발간한 1권만 인정한다.
이런 정량 지표 외에 '다면평가'도 실시한다. 의원과 의원실별 보좌진 1명, 원내행정기획실 및 정책실 당직자가 평가에 참여한다. 단순히 질의 건수나 언론 보도량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성과와 동료들의 평가, 개별 의원의 성실성까지 종합적으로 살피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회 간사를 중심으로 우수의원을 선정한다. 간사가 당 전문위원과 논의해 추천하면 원내대표단과 협의를 거쳐 선정하는 구조다. 출결, 질의, 언론보도, 비정부기구(NGO) 평가 등 자료를 참고하나 질의 충실도, 성과 등 정성적 평가를 포함해 판단한다.
이와 별도로 당 정책위원회는 이날까지 각 의원실로부터 국정감사 백서 제작을 위한 자료를 받는다. 각 의원이 제기한 주요 질의와 성과 등을 갈무리해 싣는 방식이다. 올해는 15초 분량의 숏폼 동영상도 제출토록 해 국정감사 활동을 종합하는 영상도 제작한다.
야당 원내 한 관계자는 "총괄해 순위를 매기진 않지만 출결, 질의, 보도 외 다양한 데이터를 참고한다"면서 "의원들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국회의 한 상임위원회 간사실 관계자는 "여당처럼 경쟁적인(competitive) 분위기는 아니"라면서도 "아무래도 정성적 측면이 큰 편"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국정감사 성과 및 성과 평가에 대한 관심은 높다. 국정감사 성과가 공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기 활동 실적도 향후 총선 과정에서 현역의원 평가의 기초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적용한 양당의 현역의원 평가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당시 민주당이 적용한 '현역의원 평가 시행세칙'에 따르면 총 1000점 중 '의정활동' 부문엔 380점이 배정됐다.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결과는 의정활동 부문 평가 항목 중 하나다.
국민의힘도 장동혁 현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확정한 현역 평가 기준에서 '당 기여도'를 20% 반영했다. 기여도엔 국정감사 성과도 포함된다. 양당 모두 평가에서 하위 10% 의원엔 감점·컷오프 등 페널티를 적용한 바 있어 의원들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성과에 예민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끝나도 평가자료 제출 때문에 보좌진은 쉬지 못한다"면서 "감사 시기에도 의원실마다 주요 언론보도 10건을 채우기 위해 단독 보도 경쟁을 벌인다. 초·재선 의원일수록 압박도 크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국정감사 과정에서 중요 답변을 이끌어 내는 질의를 했는데도 정작 보도는 피감기관장이나 인지도가 높은 의원의 발언을 중심으로 나가는 경향이 있어서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쇼츠에 활용하기 쉽게 (질의)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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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우려도 있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성과를 위해 보도량, (숏폼 동영상) 조회 수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건 문제"라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평가하는 쪽에서 의원 활동을 직접 살펴보는 대신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니 평가를 위한 평가가 된다"면서 "다면평가와 관련해선 서로 좋은 평가를 해주는 '품앗이' 양상도 나타나는데 성과보다 인맥·사교가 중요해지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지혜진 기자 hey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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