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가 아파트값은 떨어지는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오르고 있다. 어느 지표에 눈길을 주느냐에 따라 주택시장의 모습은 전혀 달리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주요 지역 실거래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다고 강조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강남 3구의 하락세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90주 연속 올랐고, 나머지 22개 구는 여전히 상승 중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혼란만 키운 셈이 됐다.
그렇다고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으로 끝낼 논란은 아니다. 부동산 통계의 신뢰성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기돼 왔다. 주간 가격지수는 시장 흐름을 빠르게 보여주지만 표본조사의 한계가 있다. 실거래가격은 실제 거래를 반영하는 대신 거래량과 신고 시차에 영향을 받는다. 어느 하나만으로 시장 전체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거래가 드문 시기에 나온 급매 몇 건이 전체를 대표하는지도 따져야 한다.
정부는 기존 통계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주간·월간 가격지수와 실거래가, 거래량, 매물 증감, 전월세 동향을 국민이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통계 작성 방식과 한계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독립적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 지표마다 왜 차이가 나는지, 각각 어떤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지까지 설명해야 국민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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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신뢰를 높이는 일은 집값 안정과도 직결된다. 통계는 과학적 방법으로 현실을 측정하지만, 어떤 지표를 중시하고 이를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정치적 판단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통계 자체가 정치적 유불리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이는 국가 운영의 기본 중 기본이다. 시장 진단이 흔들리면 정책의 방향과 효과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통계의 선별적 인용이 아니라 국민의 주거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전체적인 성과 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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