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용지 현장 검증 마쳐
발생 경위 따지는 단계
선거용품 계약 비리 등 수사
구속영장·기소 없이 진행중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출범 2달이 다 되도록 중앙선관위 지휘부의 관여 여부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투표 통계 허위 입력과 계약·예산 집행 과정의 비위 정황을 잇달아 포착하면서 관련 지시·승인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월7일 출범한 특검팀은 투표용지 부족, 투표 통계 조작, 선거용품 계약 비리 등 12개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전국 36개 시군구 선관위에서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잘못 입력한 수치를 사후에 수정하거나 이후 시간대 수치를 조정한 정황도 파악했다. 특검팀은 허위 입력 경위와 지침 작성·전달 및 보고·승인 과정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 출범 계기가 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현장 검증을 마치고 발생 경위를 따지는 단계다. 특검팀은 지난달 28~29일 송파지역 투표지 약 247만장을 공개 검증하고 이의가 제기된 700여장을 추가 분석 대상으로 확보했다. 남은 과제는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유권자 수의 50% 수준으로 정한 경위와 부족 사태 당시 지휘부 대응을 밝히는 일이다.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입건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자택도 지난달 21일 압수수색했으나, 이는 외유성 출장 의혹에 따른 조치였다.
계약·납품 분야에서는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50억원 규모의 투표소 물품세트 계약과 140억원대 선거장비 납품 의혹을 수사했다. 최근에는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제작 사업에서 입찰 전 사업계획이 특정 업체에 유출된 정황까지 확인했다. 선관위가 해당 업체의 발급기 무단 개조를 묵인하고 소모품 구매 지침까지 변경해 독점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발급기 제작비와 소모품 공급액은 각각 321억원과 138억원에 달한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중앙선관위와 업체 사무실·공장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공명선거추진활동비 지급 의혹에 대한 수사는 최근 본격화했다. 특검팀은 중앙선관위가 감사원과 국회의 지적에도 예산 자료에 관련 지적사항이 없다고 기재하고, 예산 삭감 뒤에도 다른 예산으로 활동비를 지급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2~3일 위원장실과 사무총장실 등 18개 부서를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아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약 9억원의 활동비 편성·지급 경위를 분석해 고위 관계자들 관여 및 공모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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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현재까지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없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위원장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이태한 특검은 수사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특검의 수사 초점은 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이라든지 투표율 조작 등에 대한 실체 규명"이라며 "구속자 수를 목표로 하는 수사는 지양한다"고 밝혔다. 특검의 기본 수사기간은 90일로, 30일씩 두 차례 연장하면 최장 150일까지 수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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