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AI에 장수 산업 주목…투자 확대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기업과 개발 협력
고가 장수 서비스 확산…효과 입증 과제
늙지 않고 오래 사는 법을 찾는 '장수' 산업에 관심이 쏠리면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클리닉부터 노화 자체를 늦추는 신약 개발까지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AI가 150세 시대 여나…테크 거물들 뛰어드는 장수 산업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장수 바이오기업들은 지난 한 해에만184억달러(약 24조7700억원)를 조달했다. 직전 10년간 조달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고령화로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신약 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수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5분의 1에 육박하고, 2050년에는 4분의 1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 속에 AI가 신약 개발 비용·시간을 줄일 것이란 기대가 투자를 유발하고 있다.
테크 업계 거물들도 장수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건강 수명 10년 연장을 목표로 하는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000만달러(약 2423억원) 넘게 투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AI가 인간 수명을 150세까지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만약 다음은 수명 연장?…노화 되돌리는 기술에도 주목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만 치료제의 성공을 계기로 장수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앞세워 제약사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46조원)를 돌파했다. AI 신약 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의 창업자 알렉스 자보론코프는 "수명 1년을 팔 수 있다. 얼마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바이오기업과 손잡고 장수 관련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인실리코와 최대 27억5000만달러(약 3조7015억원), 노바티스는 바이오에이지 랩스와 최대 5억5000만달러(약 7403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노화를 질병으로 보지 않아, 제약사 등은 특정 질환 치료제로 먼저 승인받은 뒤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GLP-1이 대표적이다. 당뇨·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뒤 심장·신장 질환과 수면 무호흡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화 자체를 되돌리려는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올트먼이 투자한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와 2022년 30억달러(약 4조380억원)를 유치한 알토스랩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가 공동 창업한 뉴리밋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변화하는 DNA의 조절 체계를 되돌리는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영하 110도 냉동치료에 고압산소치료까지…과학적 근거는 부족
소비자 대상 장수 서비스 시장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는 장수 클리닉이 800곳가량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런던의 한 클리닉은 영하 110도 냉동치료와 고압산소치료 등을 포함한 5회 패키지를 약 3000파운드(약 538만원)에 판매한다. 프레누보는 전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약 4000달러(약 538만원)를 받는다.
그러나 장수 서비스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다. 미국영상의학회는 전신 검진이 비용 대비 효과가 있다는 근거나 수명을 늘린다는 증거가 문서상으로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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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장수 신약 개발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영국 제약사 GSK는 2008년 레드와인 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을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던 시르트리스를 인수했지만, 5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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