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예술의전당서 세계 초연
5주 공연에 CJ토월극장 3개월 대관
'위대한 개츠비'로 브로드웨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신작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로 또 한 번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 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국내에는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해외 창작진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세계 초연한 '위대한 개츠비'와 달리 '워더링 하이츠'는 한국 창작진이 작품의 뼈대를 만들고 내년 1월26일부터 2월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5주간 세계 초연한다.
신춘수 대표는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SKY31 컨벤션에서 열린 '워더링 하이츠'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이 지닌 폭발적인 에너지를 살리기 위해 한국 창작진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과 캐릭터를 분석하는 시선, 서사를 극대화하는 음악적 언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팬레터'와 '배니싱'의 한재은 작가가 극작과 작사를,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작 '스페셜 5'의 조우인 작곡가가 작곡을 맡았다. 의상(김환)과 분장(김남선)도 국내 창작진이 담당한다.
"6년간 준비…한국 관객에 사랑받으면 세계서도 통할 것"
'워더링 하이츠'는 2020년 기획에 착수해 6년에 걸쳐 네 차례 워크숍을 거쳤다. 세 번째 워크숍까지는 국내 창작진이 대본과 음악을 개발했고, 올해 네 번째 워크숍부터 해외 창작진이 합류했다. 웨스트엔드 뮤지컬 '아멜리'로 올리비에상 후보에 오른 마이클 펜티먼이 연출을 맡고, '위대한 개츠비' 작곡가 제이슨 하울랜드가 편곡과 오케스트레이션을 담당한다.
신 대표는 2023년 '오디컴퍼니 비전 및 글로벌 신작 발표회'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오리지널 지적재산(IP)을 개발해 세계적인 뮤지컬 제작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오디컴퍼니는 한국 최초의 오페라 테너로 불리는 이인선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와 미국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위대한 개츠비'를 잇달아 선보였다.
'일 테노레'는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2023년 미국 뉴저지에서 세계 초연한 뒤 2024년 4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작품은 한국 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 장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브로드웨이에서 1000회 이상 공연했으며 누적 관객은 14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은 1억4600만달러(약 2000억원)를 돌파했다.
신 대표는 "오디컴퍼니는 한국 뮤지컬의 성공을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오리지널 창작 IP를 제작해 진정한 세계적인 뮤지컬 프로듀싱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끊임없이 도전해왔다"며 "그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이 '위대한 개츠비'다. 국내에서 축적한 제작 노하우와 역량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 8~11월 서울에서 공연한 '위대한 개츠비'는 브로드웨이만큼 뜨거운 흥행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까다로운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신 대표는 "한국 관객들은 작품을 정말 깊이 파고들고 몰입하는 뛰어난 관객"이라며 "이 작품만큼은 한국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고 전 세계로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으면 전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中1 때 밤새워 읽은 소설…파괴적 서사 이면에 세계 관통할 보편성"
신 대표는 워더링 하이츠에 대해 중학교 1학년 때 감정이 휘몰아쳐 밤을 꼬박 새워 읽은 소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워더링 하이츠'에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과 집착, 용서받지 못할 복수 등 가장 격렬하고 파괴적인 인간의 본능이 원초적인 형태로 담겨 있다. 시대를 초월해 가장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감정의 서사를 지닌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판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과격한 소재와 내용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파괴적인 서사 이면에는 시대와 문화, 언어를 넘어 전 세계를 관통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근원적인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갈증이 있고, 그것이 관객의 심장을 움직일 힘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한국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택한 또 다른 승부수는 이례적으로 긴 극장 제작 기간이다. 5주간 공연하기 위해 CJ토월극장을 약 3개월간 대관했다. 국내 뮤지컬 작품은 일반적으로 별도 연습실에서 작품을 준비한 뒤 개막 직전 실제 공연장에 들어가 무대 설치와 테크 리허설, 드레스 리허설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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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워더링 하이츠'는 두 달 가까이 실제 공연장에서 무대 셋업과 테크·드레스 리허설, 비공개 프리뷰 등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가 브로드웨이에서처럼 제대로 된 트라이아웃 과정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품이 공연되면서 겪는 시행착오를 극장에서 미리 해보고 개선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엄청난 연구개발 비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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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컴퍼니는 내년에 '워더링 하이츠'를 포함해 글로벌 신작 뮤지컬 세 편을 잇달아 선보인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무대화한 동명 뮤지컬과 '라이온 킹'의 줄리 테이머가 연출하는 '위대한 망상'을 5월에 잇달아 무대에 올린다. '워더링 하이츠'와 달리 이 두 작품은 미국 샌디에이고와 뉴욕의 비영리 극장에서 초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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