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6억9000만원 배상 판결
사과, 배상 등 후속 조치 없었던 점 고려
정부가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 당시 희생된 고(故) 박찬길 검사의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확정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박 검사 유족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광주지법 순천지원의 1심 판결에 항소를 포기했다고 3일 밝혔다.
박 검사는 37세이던 1947년 11월 광주지검 순천지청 차석검사로 임관했다. 무고한 민간인을 확인 사살한 경찰관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하는 등 경찰의 불법행위에 맞서 사건을 처리했다.
그러나 순천 경찰은 여순사건 발생 직후인 이듬해 10월 23일 박 검사를 인민재판장 활동 혐의로 재판 없이 총살했다. 박 검사의 부친인 박인서씨도 경찰에 연행돼 고문을 받다 숨졌다.
올해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 인근에서 열린 '여순항쟁 78주기 서울 추모식'에서 이자훈 여순항쟁서울유족회장 등 참석자들이 예를 올리는 모습. 연합뉴스.
박 검사의 아들인 박경진 목사가 올해 7월 6일 제기한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국가가 유족에게 총 6억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민재판장 활동 혐의가 근거 없다는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고, 국회도 이를 공식 확인했음에도 국가의 사과와 배상 등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족들이 오랜 기간 고통을 겪은 점 등을 고려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9일 전남광주 순천 오천 그린광장에서 열린 제78회 여순사건 합동 추념식에서 박 검사의 일대기가 소개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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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법무부 차관)은 "여순사건 제78주기를 맞아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유족들의 아픔이 신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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