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 AI, 더 똑똑해 졌지만
카톡·네이버 등 외부 앱과의 연동 부족
한국인이 활용하기엔 답답

"다음 주 월요일 A 기업과의 점심 미팅 장소는 B 식당입니다. 예약은 12시에 ○○○ 이름으로 돼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잠금 버튼을 길게 눌러 시리를 호출한 뒤 다음 주 점심 약속의 장소를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캘린더에 장소를 메모하지 않았지만, 시리는 약속 상대와 장소 조율을 위해 나눈 메시지 내용에서 일정과 장소, 예약자명을 파악해 알려줬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리 AI'가 지난달 27일부터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시리 AI는 9월 출시된 iOS 27부터 지원되는 기능이지만, 영어만을 지원해 한국 이용자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시리 AI의 한국어 지원 직후부터 일주일 동안 아이폰과 맥북,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로 시리 AI를 사용해봤다.




시리 AI를 작동 중인 아이폰 18 프로. 애플

시리 AI를 작동 중인 아이폰 18 프로.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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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서 시리 앱을 열면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연상시키는 대화 목록을 만나볼 수 있다. 대화 종료 후 기록이 사라졌던 기존 시리와 달리 과거 대화를 확인할 수도 있고, 맥북, 아이패드, 워치 등 사용자의 다른 기기에서도 대화 내용을 이어서 볼 수 있다. 기존과 동일하게 잠금 버튼을 길게 눌러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맥북에서는 커멘드 키와 스페이스 바를 동시에 눌러 호출하는 빠른 검색 창인 '스포트라이트'에 프롬프트를 바로 입력하면 이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에서는 음성으로 시리를 부르거나 다이얼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된다.


시리 AI가 문자메시지와 캘린더를 기반으로 일정과 약속 장소를 찾아주는 장면. 아이폰 캡처

시리 AI가 문자메시지와 캘린더를 기반으로 일정과 약속 장소를 찾아주는 장면. 아이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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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AI에게 촬영했던 사진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장면. 맥 캡처

시리 AI에게 촬영했던 사진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장면. 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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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AI는 두뇌부터 달라졌다. 가벼운 작업만 직접 처리하고 복잡한 작업은 챗GPT로 넘겼던 이전 시리와 달리,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학습한 자체 모델인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FM)'을 기반으로 답을 내놓는다. 애플 자체 서버로 전달되는 데이터는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거쳐 유출 위험을 줄였다.


시리 AI의 강점은 아이폰 등 애플 기기 내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폰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나 찍은 사진, 캘린더에 등록한 일정, 미리알림 앱에 등록한 작업 내용 등을 시리 AI가 활용해 답할 수 있다. '성당에서 찍었던 사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사진 앱에서 사진을 찾아주고, '다음 주 중 점심 일정이 없는 날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캘린더에서 빈 날짜를 찾아 보여준다. 이용자 요청에 따라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새로운 일정을 등록하고 알림을 새로 만드는 것도 시리 AI와의 대화로 가능하다.


비주얼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품 정보를 찾는 장면. 아이폰 캡처

비주얼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품 정보를 찾는 장면. 아이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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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 한국어를 지원하게 된 비주얼 인텔리전스도 유용했다. 기본 카메라 앱의 '시리' 탭에 들어가거나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길게 누르면 비주얼 인텔리전스가 호출돼 촬영하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AI 기반으로 검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시리 AI는 애플의 AI 이미지 생성 도구인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와 연동해 원하는 이미지를 그려주거나 사진을 수정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외부 앱 연동 부족 아쉬워…지원 기기도 최신 모델 위주

시리 AI는 카카오톡 등 주요 외부 앱과의 연동 기능을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폰 캡처

시리 AI는 카카오톡 등 주요 외부 앱과의 연동 기능을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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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부 앱과의 연동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국내 이용자들이 자주 쓰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등 앱은 시리 AI와의 연동을 지원하지 않는다. 시리 AI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기반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 답하거나, 네이버로 예약한 식당 정보를 바탕으로 답하는 등의 활용은 아직 불가하다. 애플은 현재 서드파티 앱들과 시리 AI의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요청을 의도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시리에게 '내가 광화문 광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줘'라고 요청했지만 광화문 광장이 표시된 지도 앱이 캡처된 화면을 보여줬다. 요청 내용의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미지 내에 '광화문 광장'이라는 텍스트가 포함된 사진을 검색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서를 첨부해 작업을 지시할 수도 있지만, 타 서비스와 달리 아래아한글(hwp) 파일을 분석할 수도 없었다.


비교적 최신 기기에서만 지원된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아이폰은 2023년 출시된 아이폰 15 프로 이후 모델부터, 아이패드와 맥북은 애플 자체 칩셋인 M1 이후 모델부터 시리 AI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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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AI는 현재 베타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이용을 원한다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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