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신약 개발사 인수 가능성 높아"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릴리)가 올해 탈모 신약 개발사 3곳에 투자하거나 투자 의향을 밝힌 가운데, 대신증권은 릴리를 탈모 신약 개발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형 제약사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4일 밝혔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릴리가 탈모 신약을 도입할 때 활용할 피부과 처방 기반과 환자 직접 판매 경험, 개발사 투자 이력을 모두 갖췄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서로 다른 치료 원리를 가진 개발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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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2월 상장한 베라더믹스(Veradermics) 주식을 최대 4.9%까지 사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베라더믹스는 약효가 서서히 나오도록 만든 먹는 미녹시딜(탈모 치료 성분)을 개발 중이며, 4월 임상 3상에서 6개월 투여 성공 결과를 냈다. 6월에는 앱시(Absci)의 1억달러 규모 공모에 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앱시의 PRLR 항체 후보물질은 임상 1상 중이고, 탈모 관련 중간 결과는 올해 하반기 나올 예정이다. 8월에는 모낭 줄기세포를 재생하는 후보물질을 임상에 들여보내는 앰플리피카(Amplifica)의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지분 투자 중심으로, 후보의 개발 및 판매 권리를 확보한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임상 효과와 장기 안전성이 확인되면 공동 개발이나 판권 계약으로 참여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릴리는 원형탈모 치료제 올루미언트를 팔며 피부과 의료진과의 처방·영업 기반을 확보했다. 원형탈모와 안드로겐성 탈모(유전·호르몬 영향으로 생기는 일반적인 탈모)는 발병 원인이 다르지만, 새 탈모 치료제를 들여올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이 연구원은 봤다.

올루미언트는 염증 신호를 차단해 모낭을 공격하는 면역 반응을 줄이는 약이다. 성인 임상 3상에서 36주 뒤 두피 탈모 면적이 20% 이하로 줄어든 환자는 35.9~38.8%로, 위약군(3.3~6.2%)을 크게 웃돌았다. 청소년 임상에서도 같은 기준의 반응률이 42%로 위약군(5%)보다 높았고, 미국 사용 연령은 12세 이상으로 넓어졌다.


릴리의 의약품 직접 판매 플랫폼 릴리다이렉트(LillyDirect)는 온라인 진료 연결과 가격 안내, 제휴 약국 배송을 제공한다. 비만치료제에서 환자가 직접 비용을 내는 수요에 대응해 온 경험은 보험 적용이 제한적인 안드로겐성 탈모 시장에서도 쓸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경쟁력 있는 탈모 신약을 확보하면 진료부터 약 수령까지 한 플랫폼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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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릴리는 중장기적으로 탈모 신약 개발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형 제약사로 판단한다"며 "핵심 계기는 출시 후 판매 성과이고, 환자가 신약 가격을 받아들이고 재처방을 이어간다면 릴리가 판권 확보나 기업 인수에 나설 유인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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