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동복 입소문 타고 홍콩·중동 관광객 몰려
공실률 40%→15%…'디깅 쇼핑' 명소로
"사계절 내내 입힐 아이 옷 26벌을 샀는데도 6만원 나왔어요. 디자인도 예쁘고 품질도 좋아서 또 오려고요."
한때 국내 부모들의 '가성비 아동복 성지'로 통했던 서울 남대문시장이 이제 해외 젊은 부모들의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아동복이 입소문을 타면서 홍콩과 대만은 물론 중동 관광객까지 직접 시장을 찾아 매장을 돌며 아이 옷을 고르는 모습이 늘고 있다.
"싸기만 한 옷 아냐"…해외서 입소문 난 K아동복
남대문 아동복 거리는 1980년대 국내 아동복 제조업체와 도매상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국내 아동복 수요가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당시 외국인 관광객 발길까지 끊기면서 한동안 침체를 겪었다. 폐업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매장도 잇따랐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 아동복을 소개하는 영상과 구매 후기가 SNS를 통해 해외에서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판매업자들이 다시 남대문을 찾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506만4000달러였던 유아복 수출액은 지난해 1218만7000달러로 2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1~9월 930만2000달러어치가 해외로 팔렸다. 남대문시장에서 30년째 아동복을 판매해온 한 상인은 "홍콩과 대만 관광객이 가장 많고 최근에는 중동에서 온 손님도 늘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소매업자가 직접 상품을 떼어가는 경우도 있다. 일본 니가타현의 한 아동복 판매점은 남대문시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한국 아동복을 구매한 뒤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부 외국인 판매업자들은 아예 남대문 매장에서 실시간 방송을 켜고 해외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보여주며 주문을 받기도 한다.
외국인 몰리자 공실률 40%→15%, 상권에 활기
외국인 손님이 늘면서 한동안 침체했던 상권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남대문시장 측에 따르면 2021년 한때 40%까지 치솟았던 아동복 상가 공실률은 최근 15% 수준까지 낮아졌다. 손님이 늘자 영업시간도 길어졌다. 남대문 아동복 거리 상인들은 올봄부터 기존 오후 5시였던 영업 종료 시각을 오후 6시로 한 시간 늦췄다.
국내에서도 2030 부모들을 중심으로 백화점이나 대형 브랜드 대신 직접 시장을 돌며 아이 옷을 고르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저렴한 제품만 찾기보다 원단과 디자인, 가격을 비교하고 마음에 드는 자체 제작 상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9146억원에서 지난해 2조6295억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명품 유아동복 시장은 2023년 397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94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젊은 부모들이 비싼 브랜드보다 가격과 품질, 디자인을 동시에 따지는 '실속형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옥반지·그릇·때 타월까지…'빈티지 힙' 성지로 떠올라
남대문시장은 아동복뿐만 아니라 빈티지한 제품을 발굴하는 성지로도 유명하다. 최근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NS에서 본 상품을 찾아 직접 남대문시장까지 가는 이른바 '디깅 쇼핑'이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령 과거 중장년층이 주로 착용하던 옥반지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옥코어(Jade core)'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SNS에는 남대문 옥반지 매장 위치와 구매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물도 잇따르고 있다. 과거 혼수를 구매하던 그릇 상가에는 자취방 접시나 홈 카페용 컵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몰리고, 때 타월과 목욕 가방 등 사우나 용품을 사기 위해 시장을 찾는 사례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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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혼수와 생활잡화를 사던 전통시장으로 인식됐던 남대문시장은 이제 국내 MZ세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는 '트렌드 쇼핑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K 아동복이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 품질을 앞세워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남대문을 찾는 외국인 쇼핑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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