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인정보 유출 2억6000만명에 달해
보안 전문가 "수첩도 보관 주의해야"
잇따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에서 종이 수첩에 비밀번호를 직접 적어 관리하는 이른바 '아날로그 보안법'이 화제다.
3일 연합뉴스TV는 최근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에서 구매한 '비밀번호 관리 수첩'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에는 '비밀번호 관리 수첩'이라고 적힌 표지와 함께 각종 온라인 서비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손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구성된 속지가 담겼다. 해당 게시물은 조회 수 450만 회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처음에는 이런 걸 누가 사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아날로그 관리가 최고"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를 접한 현지 누리꾼들도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요즘에는 인터넷보다 수첩에 보관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 "해킹으로 비밀번호가 유출될 걱정은 줄어들겠다", "갑작스러운 사고가 생겼을 때 가족에게 계정 정보를 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 종이 수첩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일본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10월 16일까지 불법 접근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거나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는 누적 약 2억6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전체 인구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같은 기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접수된 관련 신고는 209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9월에는 303건이던 신고가 10월 들어 16일까지 830건에 달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 기관 역시 사이버 공격의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9월 11일 일본 디지털청은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업무 시스템인 '거버먼트 솔루션 서비스(GSS)'가 외부의 불법 접근을 받아 약 24만6000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 정보에는 정부 부처 직원과 관련 업무에 참여한 사업자 등의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주소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공격자는 가상사설망(VPN) 장비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시스템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잇따른 사고에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기업과 기관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안전관리 조치를 재점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이 수첩에 비밀번호를 기록하는 방식은 실제로 안전할까.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비밀번호를 종이에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종이 수첩은 원격 해킹으로 내용을 직접 빼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종이 수첩 역시 분실이나 도난, 타인의 무단 열람에 취약할 수 있다. 특히 여러 계정의 비밀번호를 한곳에 모아 보관할 경우 수첩이 외부에 노출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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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NCSC는 비밀번호를 종이에 기록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고,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기기와 함께 두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해 계정마다 길고 서로 다른 비밀번호를 생성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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