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 "황당무계한 낭설"
즉각 반응 두고 여러 해석
"관계 불만·대응 가능성 시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미국에 반발하며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 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대미 불만 표출로 보면서도 북·미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고 분석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미국의 주장을 "황당무계한 낭설"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미국이 세계 각 곳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사기행위들이 모두 우리의 소행인 듯이 국제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명백히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북한인지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라면 북한과 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문제제기에 김여정이 직접 반응한 것은 처음이라며 "바이낸스 파장이 확장되자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격을 높여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상국가를 표방하며 외교 외연을 넓히고 있는데 이런 입장에서 자신의 국제적 위신을 신경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해킹의 배후로 거론될 때마다 부인해왔지만 김 부장 명의의 담화로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해킹 의혹 반박을 넘어 북·미 관계 전반에 대한 불만과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조치를 밝히거나 북·미 대화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여러 채널이 있는데 김여정을 통해서 얘기했다는 것은 메시지를 던지는 대상이 트럼프라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부각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나오는 표현과 입장으로는 굉장히 온화하고 절제되고 제한된 것"이라며 "즉각 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여전히 북·미 관계에서 대화의 문을 닫지 않으려는 북한 측의 나름대로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신들의 소행은 아니라고 얘기함으로써 트럼프로 하여금 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는 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사이버 절취 문제가 북·미 접촉의 전제조건·압박 카드로 의제화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라며 "북·미 접촉 불발 시 책임을 미국에 돌릴 근거를 선제 확보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해킹 대응은 자금 조달 차단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용한 연구원은 "정권을 유지하는 것, 핵과 미사일 개발하는 데 (해킹) 자금을 쓴다는 것"이라며 "핵과 사이버가 전혀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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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 전략순항미사일의 집속탄두 위력평가시험과 수직타격 비행특성시험을 진행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전술탄도미사일에 이어 순항미사일용 집속탄두 시험도 공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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