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뒤 곳곳 쓰레기, 주민들이 청소까지
기록 때문에 불가피 vs 파리·日은 실격까지
"세계 어느 마라톤이든 원래 급수대에서 받은 컵은 뛰다가 바닥에 버리지 않나요?"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JTBC 서울마라톤'이 끝난 뒤 도로 곳곳에 종이컵과 각종 쓰레기가 쌓이면서 온라인에서는 이른바 '마라톤 쓰레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러너들은 기록을 위해선 급수대 컵을 바로 버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해외 주요 대회에서는 일회용 컵을 없애거나 지정 구역 밖 투기에 실격 규정을 두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쓰레기통 찾을 여유 없어 vs 주변 정리는 직접 하고 가야
이번 대회에는 선수 약 3만명과 운영진 약 5000명 등 총 3만5000명이 참여했다. 대회가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잠실역과 종로5가역 일대 도로에 종이컵과 과자 포장지, 음료 용기, 비닐 등이 널브러진 모습이 잇따라 공개됐다.
한 주민은 SNS를 통해 잠실 인근 아파트 경비원과 주민들까지 나와 쓰레기를 치웠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뛰는 것은 러너들이 하는데 왜 주민들이 쓰레기를 치워야 하느냐", "행사가 끝났으면 주변 정리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러너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마라톤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급수대에는 달리던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컵을 쓰레기통에 정확히 버리려다 속도가 줄거나 다른 참가자와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러너는 "쓰레기를 버리는 공간과 급수 공간이 조금만 더 넓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기록을 내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치워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바닥에 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춘천마라톤과 동아마라톤, JTBC 서울마라톤 등 국내 주요 대회에서는 급수대에서 컵을 바닥에 버렸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페널티를 부과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러너들은 급수 컵을 바닥에 버리는 것이 마라톤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주장한다.
파리서는 지정구역 밖 투기하면 '실격', 日은 물병 들고 출발
2026년 4월 프랑스 파리마라톤 참가자들이 개인 물병과 플라스크 등을 활용해 급수하고 있다. 파리마라톤은 일회용 컵 사용을 없애고 개인 용기 중심의 급수 방식을 도입했다. Hydra Pak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다르다. 세계 주요 마라톤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파리 마라톤은 올해부터 코스에서 일반 참가자들에게 일회용 컵이나 물병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참가자가 재사용 컵이나 플라스크, 하이드레이션 팩 등 개인 용기를 준비해 급수대에서 직접 물을 받아 마시는 방식을 도입했다.
빠른 기록을 목표로 하는 참가자에게는 예외적으로 전용 물병이 제공된다. 다만 사용한 물병은 급수대에서 약 150m 떨어진 지정 수거 구역에 버려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실격될 수 있다고 주최 측은 명시하고 있다.
일본 쇼난국제마라톤은 코스에서 일회용 컵과 페트병을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마이컵·마이보틀 마라톤'을 운영하고 있다. 풀코스 참가자는 물 200㎖ 이상이 담긴 개인 물병을 들고 출발해야 하며 개인 컵 지참도 권장된다.
대신 참가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코스에는 약 200m 간격으로 200개의 급수 지점을 설치했다. 러너들은 달리는 도중 자신의 컵이나 물병에 직접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채워 마실 수 있다. 주최 측은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면서 기존 대회에서 사용하던 페트병 3만1500개와 종이·플라스틱 컵 약 50만개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마라톤 관리 강화…관행으로만 볼 일 아냐
서울시 역시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시는 올해 초 '마라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 후원 대회를 지난해 15개에서 올해 7개로 줄였다. 출발 시간을 오전 7시 30분 이전으로 앞당기고 장소별 참가 인원 상한을 두는 등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다만 마라톤 대회는 지자체 허가 대상이 아니고 도로 통제 권한 역시 경찰에 있어 서울시 단독으로 대회를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마라톤에서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 자체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더라도, 이를 '달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버리는 관행'으로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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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러너들이 기록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서도 대회가 끝난 뒤 쓰레기 처리 부담이 주민과 환경미화원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급수대 배치와 수거 구역, 사후 청소 체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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