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이후 야산서 길 잃은 어르신 신고에
가시덤불 헤치고 찾아 번갈아 업고 하산
"내 가족 찾는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태풍 영향으로 비가 쏟아지던 야산에서 길을 잃은 어르신을 경찰관들이 가시덤불을 헤치고 찾아내 업어서 데리고 내려왔다.


경찰청은 2일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경찰청'에 지난달 2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한 야산에서 길을 잃은 어르신을 구조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가족 찾는 마음으로"…빗속 야산의 구조 현장


태풍 영향으로 비가 쏟아지던 야산에서 길을 잃은 어르신을 경찰관들이 찾아내 데리고 내려온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청 유튜브

태풍 영향으로 비가 쏟아지던 야산에서 길을 잃은 어르신을 경찰관들이 찾아내 데리고 내려온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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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찰에는 "산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제30호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렸고 기온도 떨어진 상태였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산속을 헤매며 "어머니 들리시나요?"라고 외쳤다. 덩굴과 가시덤불이 뒤엉킨 길을 우산과 맨손으로 헤치다 보니 옷이 찢기고 몸에 가시가 박혔다. 한 경찰관은 "옷이 찢어져 버린다", "굴러떨어지겠다"면서도 "조금만 더 찾아야지. 거의 다 왔는데"라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딘가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찰관들은 "목소리 좀 내보셔", "다시 한번만"이라고 외치며 소리가 난 쪽으로 다가갔고, 마침내 어르신을 찾아냈다. 영상에는 "어머니 찾았다"는 외침이 담겼다. 한 경찰관은 가시덤불에 긁힌 어르신의 상태를 살피며 "어머니도 가시 다 찔렸겠는데. 고생했어요"라고 말했다. 어르신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경찰관들은 "어머니 나 잡아. 등거리 잡아"라며 어르신을 부축했고, 기운이 빠진 어르신을 두 사람이 번갈아 업고 하산했다. 어르신은 미리 불러둔 119구급대에 인계돼 응급조치를 받았다.


당시 어르신 구조에 나선 광주동부경찰서 지원파출소 양동호 경위. 경찰청 유튜브

당시 어르신 구조에 나선 광주동부경찰서 지원파출소 양동호 경위. 경찰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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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에 나선 광주동부경찰서 지원파출소 양동호 경위는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대한민국 경찰은 국민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고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영상은 "대한민국 경찰 파이팅!"이라는 외침으로 끝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눈물 난다. 애쓰는 모습에 감동이다", "비 오는 가시덤불에서 밤을 지새웠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둠과 빗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외치신 '어머니'라는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진짜 아들이 어머니를 찾아 모시고 오는 것 같아 더 뭉클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산악사고 10건 중 3건은 조난…위치 알리는 법은?


이처럼 산에서 길을 잃는 사고는 가을에 특히 잦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3~2025년 3년간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3만 583건으로, 이 가운데 12.4%가 단풍철인 10월에 몰려 연중 가장 많았다. 원인별로는 실족·추락이 9806건(32.1%)으로 가장 많았고, 길을 잃는 등의 조난이 8954건(29.3%)으로 뒤를 이었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주변의 '국가지점번호판'을 찾는 것이 좋다. 국가지점번호는 국토를 가로세로 10m 격자로 나눠 붙인 고유 번호로, 도로명주소가 없는 산이나 하천변에 주로 설치돼 있다. 112나 119에 신고하면서 이 번호를 알려주면 구조대가 정확한 위치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


번호 일부만으로도 구조에 도움이 된다. 지난 7월 충북 괴산의 한 야산에서 다리를 다친 등산객이 119에 신고했지만, 산속이라 통화가 자주 끊겨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소방과 경찰은 등산객이 통화가 끊기기 직전 불러준 국가지점번호 몇 자리와 기지국 위치를 함께 분석해 수색 범위를 좁혔고, 등산객을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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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점번호판이 보이지 않으면 등산로의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립공원 등의 다목적 위치표지판 번호를 알려줘도 된다. 행정안전부는 길을 잃으면 샛길로 빠지지 말고 아는 지점까지 왔던 길로 되돌아가고, 신고한 뒤에는 휴대전화가 잘 터지는 곳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라고 안내하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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