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운명의 날]선거 이후 더 거센 패권주의 온다…韓 산업계 긴장
선거 후 교역국 압박 수위↑ 가능성
산업별 양당 이해관계 따라 엇갈려
車 관세 조정, 반도체 中 통제 강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압박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한국산 제품의 관세 인하로 이어지기보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등 통상 규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의회 바뀌어도 관세 완화 난망…통상 압박 커질 수도
3일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이후 통상 분야의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교역국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인교 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금까지 수많은 국가를 압박해왔지만 실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관세 문제를 다시 부각시킬 가능성도 상당히 있어 보인다"며 "압박이 결코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역시 자국 산업 보호와 대중국 견제를 중시하는 만큼 의회의 견제가 관세 완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철강·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무역확장법 232조·무역법 301조 관세도 의회가 위임한 권한에 근거한 행정부 조치여서 선거 결과만으로 바뀌기는 어렵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 안보와 첨단 산업 주도권 경쟁은 야당이 다수당이 되더라도 계속 지속되는 구조적 이슈이며,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이미 확인된 정책 기조이기 때문에 큰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철강 관세 유지 무게…대중 반도체 통제 강화 가능성
산업별로는 양당의 입장과 지역구 이해관계에 따라 영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자동차는 관세 조정 요구가 나올 수 있지만, 철강은 민주당 내에서도 관세 유지 지지가 강해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의 자동차 관세 15% 합의와 한국의 대미 투자 추진으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줄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관세 철회까지는 문턱이 높다. 관세 철회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이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우호적인 정책이 힘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은 "자동차는 민주당 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지만, 미시간 지역 민주당 의원 등은 한·일·유럽연합(EU)산 차량의 15% 관세가 미국 업체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상황에 따라 관세 조정 압박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철강은 생각보다 민주당 내 노조와 철강 지역구를 중심으로 관세 유지 지지가 두터워 의회 구도가 바뀌어도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대중국 수출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수출 허가의 유연성에 의회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신 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협상 과정에서 엔비디아 칩 수출 허가에 유연성을 보인 데 대해 이미 초당적 견제 법안이 나와 있고, 민주당이 하원을 가져가면 수출 허가에 대한 감독과 공개 요구가 한층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선협력 논의 본격화 기대…배터리는 ESS 수요 주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선거 이후 의회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핀란드에서 쇄빙선을 조달한 뒤 기술을 이전받아 후속 물량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식이 협력 모델로 거론된다.
다만 중국 조선·해운 산업에 대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재 방향은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관련 조치 적용을 유예한 가운데 후속 결정에 따라 국내 조선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마스가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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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는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배터리 수요의 중심이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전력망 안정과 재생에너지 연계에 필요한 ESS 수요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민주당 당선 지역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중단되면 단기적으로 ESS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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