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책 토론하자던 대통령…반론 논평이 목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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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적 기여도를 거론한 데 이어 이튿날 다문화가정의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언론 보도의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다문화가정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올바름(PC)의 '위선'과 '내로남불'을 거론했다.


두 사안 모두 따져볼 가치는 있다. 다문화가정의 우선 이용 기준이 공정한지,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경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충분한 참모들과 토론이 있었는지, 명료한 실증적 근거가 바탕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이용자 361명 가운데 다문화가정 산모는 10명 안팎이었다고 한다(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이 수치만으로 역차별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우선 이용 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역차별이 발생했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다른 산모의 이용 기회가 실제 심각하게 제한됐는지, 별도 우대가 필요했던 정책적 배경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외국인 노동자 발언도 통계와 대조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이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해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내국인과 비교한 설명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문화가정 관련 반론을 'PC주의'·'위선'·'내로남불'·'전두환의 정의사회 구현'과 연결한 것도 짚어볼 대목이다. 소수자 보호를 내세워 불합리한 제도까지 옹호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반론의 타당성과 반론자의 행보는 별개의 문제다. 어떤 비판이 왜 결함이 있는지 따지지 않은 채 위선과 내로남불을 꾸짖으면 정책 검증은 진영 간 공방에 묻힌다. 대통령 스스로 "더 깊이 있고 많은 토론"을 기대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신념뿐 아니라 행위의 결과를 감당하는 책임윤리를 강조했다. 대통령의 말은 개인의 논평과 무게가 다르다.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편견을 강화할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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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소통은 이 대통령의 강점이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한 뒤 발언하고, 반박할 수 있어도 말을 아끼는 절제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논쟁에서 이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남길 결과까지 책임지는 일이 아닐까.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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