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정부에 협상 일부 위임
네타냐후는 트럼프에 전쟁 재개 압박
美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 여전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재개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7% 넘게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정부에 협상 권한을 일부 부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다.
2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63% 내린 배럴당 104.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7.36% 내린 배럴당 96.46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03달러대, WTI는 95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배경으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발언이 지목됐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최고지도자가 이와 관련해 정부에 일정한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 최고지도자가 미국과의 협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란 수뇌부가 어느 정도의 양보를 승인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재국들도 협상 중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자들은 주말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국들과 협상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카타르 협상단이 테헤란을 방문해 하루 동안 협의를 벌였다.
협상 내용을 보고받은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모두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커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하다고 이 매체는 짚었다. 중재국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을 주도록 설득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도 지속되고 있다. FT는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속한 전쟁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는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후 군사 행동 재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하락을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된 결과로 보고 있다. 프란체스코 페솔레 ING 전략가는 "현재 유가에는 상당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며 미국과 이란 양측의 발언 수위가 낮아진 것이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유시장의 수급 여건은 여전히 빠듯하다. 8개월간 이어진 중동 원유 공급 차질로 세계 원유시장의 완충 여력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업체 비톨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현재 유가에는 상당한 공포와 위험이 반영돼 있으며 수급 여건도 매우 빠듯하다"면서 "공급 차질을 더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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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협상 재개 가능성에도 신중한 입장이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핵심은 하메네이가 전쟁을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강경파를 물러서게 할 만한 양보를 실제로 승인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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