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하원 탈환 가능성…트럼프 '조기 레임덕' 위기[美 중간선거 D-1]
민주 상원 탈환 확률 64%
공화 텃밭 텍사스·캔사스까지 흔들
고물가에 민심 이반
미국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우세를 보이면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전날 공개한 최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7개 주요 경합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공화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예측기관 디시전데스크(DDHQ)도 이날 오후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을 65%, 공화당이 수성할 확률을 35%로 전망했다. 예상 의석수는 민주당 52석, 공화당 48석이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승리 확률을 84%로 관측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6년의 상원 의석 100석 중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를 새로 선출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 측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을 모두 지키면서 공화당 의석 중 최소 4석을 추가로 확보하면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수 있다.
공화당 텃밭에서도 민주당 우세…상원 7곳이 승부처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텍사스와 캔자스다. 두 지역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득표율 격차로 승리한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고물가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관세 정책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면서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현역 의원과 후보들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텍사스주의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는 50%의 지지율로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43%)를 7%포인트 앞섰다. 텍사스는 1988년 이후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않은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이다. 탈라리코 후보가 승리하면 미국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캔자스주에서도 애덤 해밀턴 민주당 후보가 49%의 지지율로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상원의원(44%)을 5%포인트 앞섰다. 캔자스는 1932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 지역이다. 해밀턴 후보는 중도 성향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공화당 지지층까지 공략하고 있다.
나머지 격전지에서도 민주당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미시간주에서는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후보가 53%로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후보(42%)를 11%포인트 앞섰다. 다만 선거 막판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헤일리 스티븐스 의원이 공화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등 내홍이 불거진 점은 변수다.
메인주에서는 트로이 잭슨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현역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에게 6%포인트, 오하이오에서는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후보가 존 허스테드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5%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주에서는 메리 펠톨라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상원의원을 48% 대 46%로 근소하게 앞섰다. 아이오와주 역시 조시 투렉 민주당 후보가 48%로 애슐리 힌슨 공화당 후보(47%)와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당수 지역에서 지지율 격차가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 있는 만큼 실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콜린스 의원의 경우 2020년 재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뒤졌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51.0%를 득표하며 세라 기디언 민주당 후보(42%)를 8.6%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공화당 지지층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최근 한 달 이내에 지지 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들이 민주당보다 공화당 후보를 9%포인트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원에서는 민주당 탈환 유력…트럼프 조기 레임덕 우려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리포트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최종 판세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구는 222곳으로 과반 확보에 필요한 218석을 넘어섰다. 공화당 우세 지역구는 195곳이며, 나머지 18곳은 어느 쪽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경합지로 분류됐다.
특히 18개 경합 지역구 중 14곳은 현재 공화당 의석이다. 민주당이 이들 지역에서 추가로 승리할 경우 단순한 다수당 탈환을 넘어 공화당과의 의석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이 고전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고물가에 따른 민심 이반이 꼽힌다.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으로 휘발유와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성장과 증시 호황을 강조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율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실망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더라도 투표 자체를 포기하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반 국정 동력이 크게 상실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의회 조사권과 청문회 등을 활용해 트럼프 정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수 있다. 주요 예산안과 법률 제정에도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공개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아마 나는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법률 거부권을 활용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입법을 저지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오늘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참모와 측근에 대해 선제 사면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포스트 포드캐스트에 출연해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탈환하고 행정부 인사를 겨냥한 조사에 나설 경우 "필요하다면 (선제 사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는 3일 오전부터 미국 전역에서 진행된다. 각 주의 투표가 마감되는 대로 개표가 시작된다. 다만 접전 지역이 많아 상원 다수당 윤곽은 4일 이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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