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시트 배열부터 영상 합성까지 하나로
제작 시간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아나운서·기상캐스터는 가상 인물

김성진 SK브로드밴드 편성심의기획팀 매니저가 'B tv AI-스튜디오'를 시연하고 있다/SK브로드밴드.

김성진 SK브로드밴드 편성심의기획팀 매니저가 'B tv AI-스튜디오'를 시연하고 있다/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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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영상 제작을 맡으면서 지역 방송의 제작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부조 스태프와 아나운서가 필요하던 뉴스 작업을 PD 한 명이 처리한다. 이를 구현한 SK브로드밴드의 AI 제작 솔루션 'B tv AI-스튜디오'를 2일 중구 퇴계로 24 남산소월타워에서 확인했다.


시연에서 김성진 SK브로드밴드 편성심의기획팀 매니저는 기사 입력부터 음성 점검, 영상 합성까지 전 과정을 진행했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이 개발한 AI-스튜디오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2023년 AI 기자를 만들어 시험했고, 이듬해 이를 보도국 기자 전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큐시트 기반 제작 화면 개발을 거쳐 올해 초 정시 뉴스 체계를 구축했다. 1인 제작 시스템을 갖추면서 저녁 7시 한 편이던 정시 뉴스는 다섯 편으로 늘었다.

제작은 방송 큐시트를 닮은 화면에서 시작한다. PD는 방송 일자와 권역, 아나운서를 고르고 취재나 자료 영상을 순서에 맞게 배치한다. 입력창 첫 줄에 아나운서가 읽을 멘트를, 둘째 줄에 자료 영상에 얹을 멘트를 넣는 식이다. 오프닝 멘트는 기본 문구가 들어 있어 필요한 부분만 고치면 된다. 입력을 마치면 자동으로 음성이 만들어진다. PD는 아나운서 발음이 어색하면 표기를 바꾸고, 띄어쓰기로 호흡을 조절한다. 문제가 없으면 스튜디오 배경을 고르고 영상 합성(렌더링)에 들어간다. 꼭지별로 병렬 처리한 뒤 하나로 합친다. 김 매니저는 "내년에 서버 기반을 전환하면 시간이 더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B tv AI-스튜디오' AI 아나운서 작업 화면/SK브로드밴드.

'B tv AI-스튜디오' AI 아나운서 작업 화면/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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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SK텔레콤 기술로 각각 AI 캐릭터를 두 명씩 만들었다. 실제 아나운서를 촬영한 영상에서 몸의 형태만 빌리고 얼굴과 목소리를 따로 만들어 합성했다. 김 매니저는 "실존 인물을 그대로 쓰면 초상권 때문에 비용을 계속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목소리 톤은 일반·밝은·어두운 세 가지이고, 의상은 세 벌이다. 톤은 기사의 성격에 맞게 고른다.

반면 AI 기자는 실존 기자의 얼굴과 목소리를 그대로 쓴다. 3~4시간 분량의 대본 녹음을 학습시켜서 기사를 입력하면 저절로 멘트를 읽어준다. 기사는 기자가 직접 작성한다. 기자가 보도 책임을 진다는 취지다. 해당 기자가 퇴사하면 AI 모델은 바로 삭제된다.


사람의 몫을 AI가 대신하면서 제작 효율은 크게 높아졌다. 김 매니저는 "사람이 출연하는 20분 분량 뉴스에는 약 3시간이 소요되지만, AI-스튜디오를 사용하면 1시간~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정시 편성 시간은 촘촘해졌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지역 채널 ch B tv의 시청률도 지난해 0.08%에서 올해 5월 0.22%로 올랐다. B tv 케이블 내 채널 순위 역시 42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B tv AI-스튜디오' AI 아나운서 작업 화면/SK브로드밴드.

'B tv AI-스튜디오' AI 아나운서 작업 화면/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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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하루도 달라졌다. 저녁 7시 뉴스에 맞춰 기사를 쓰던 방식에서 벗어나, 낮에 취재한 내용을 정시 뉴스로 바로 전한다. 김관식 SK브로드밴드 편성심의기획팀 기자는 "오후 2시에 법원에서 판결이 나면 4시 뉴스에 넣을 수 있다"며 "현장에서 더 취재할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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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AI 아나운서 등의 발음 보정은 PD가 직접 챙겨야 한다. 학습하지 않은 단어나 숫자를 어색하게 읽는 경향이 있어서다. 새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확인해 보완해야 한다. 날씨 뉴스도 오늘·세부·주간 세 파트를 입력하고 배경과 날씨 정보를 넣어야 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이런 수작업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날씨 문구를 기상청 데이터로 자동 작성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한층 세밀한 음성 분석 기술을 자막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매니저는 "현재도 자막 타이밍의 정확도는 95%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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