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면담
의료계 "필수의료 현장 압수수색 원칙적 제한해야"

보건복지부가 경찰청과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다. 경찰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논란 이후 의료계가 응급실 등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구체적인 수사 기준 마련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30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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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만나 필수의료 분야 수사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등 의료계도 면담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우선 복지부와 경찰청이 먼저 협의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후 경찰청과 의료계가 참여하는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수사 지침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 소아응급의학회 관계자들과 만나 아주대병원 압수수색 사태에 대한 의료계 의견을 들었다. 학회는 응급실 등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강제수사를 자제하고,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임의제출을 우선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중증 소아환자 이송체계를 강화, 소아응급 진료인력 확보를 위한 공적 지원 확대, 응급실 진료 관련 분쟁이 신고나 고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 실시 등도 제안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필수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깊게 공감하고 있다"며 "의료진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 9월30일 환아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시작됐다. 의료계는 당시 중증 소아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응급실에 수사인력이 진입해 진료 환경을 위축시켰다고 반발했다. 경찰은 영장에 따른 적법한 절차였으며 압수수색은 17분간 신속하게 진행돼 진료 방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수사 원칙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이 치료받는 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전 협의와 의료 전문가 의견 반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의무기록(EMR)과 간호기록, CCTV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진료 과정과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진료 공간에 직접 진입하는 강제수사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도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임의제출이 가능한 자료에 대한 무분별한 영장 집행을 차단할 수 있는 통제 장치를 마련하며, 통상적인 환자 사망 사건에 대한 과도한 현장 조사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등의 원칙을 제안했다. 학회는 또 현재 마련 중인 수사 가이드라인 초안을 이달 말까지 공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아주대병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한 법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정은경 복지부 장관 등 8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업무방해·응급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단체는 고발장에서 이번 압수수색이 필수의료 현장의 진료를 위축시키고 다른 환아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의료진들의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전문의 9명 가운데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으며, 이 가운데 이지숙 센터장을 포함한 3명은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센터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수사 지침이 확정된 이후에도 함께 근무할 전공의나 전임의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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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김택우 의사협회장을 시작으로 좌훈정 부회장, 박종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투쟁위원회 위원 등이 사흘째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0월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0월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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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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