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세수 감소 대비 재정 안전판 필요"
野 "국채 상환이 우선…국회 통제 약화 우려"
예정처 "추가세수 2029년 이후 미발생"
재원 지속성 과제엔 공감대

2027년도 예산안 핵심인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일 국회 토론회에서도 기금의 필요성과 운용 방식을 둘러싼 견해차가 드러났다. 여야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지만, 남는 재원을 미래 투자에 투입할지 국가채무 감축에 우선 활용할지를 두고는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 예산안 토론회'에서 "내년 예산안은 중장기 잠재성장력을 어떻게 확충할지, 양극화를 완화하고 민생경제를 회복할지 등 세 가지를 함께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와 유상범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도 정부 예산안 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11.02 윤동주 기자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와 유상범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도 정부 예산안 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11.02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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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논란을 언급하며, 반도체 세수 증가분을 전액 지출 혹은 부채 상환에만 투입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올해와 내년에 세수가 많이 들어온다고 모두 써버리거나 빚 갚는 데만 쓸 수는 없다"며 "경기가 하강하고 세수가 줄어들었을 때를 대비한 안전판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성장동력 투자,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국가채무 관리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미래대응기금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기금 신설 자체보다 어떤 사업을 담을지, 예산이 줄었을 때도 지속 가능한지, 정부 재량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국회 심의권을 어떻게 보장할지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을 '일시적 호황에 댄 무분별한 재정 확대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유 의원은 "반도체 세수가 2030년까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은데 정부는 지출을 전년보다 12.8% 늘리고, 100조원가량의 적자국채까지 발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래대응기금에 104조원을 적립하고 첫해부터 45조원을 지출하는 방식은 반도체 호황이 끝난 뒤 세수가 급감했을 때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국고채 연간 이자만 4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금 여유자금의 상당 부분은 국채 상환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포괄 편성은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유 의원은 "5극3특 특별보조금이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예산은 구체적 내역 없이 총액만 제시된 깜깜이 편성"이라며 "일시적 호황에 기댄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재정 민주주의와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기금 재원의 지속 가능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임명현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인 반도체 추가세수가 2029년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추가세수로 편성된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기존 회계·기금 사업의 이관 또는 통폐합 성격"이라며 "기존 사업과의 차별성, 재원 공백 때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혁 홍익대 교수는 "미래대응기금은 단순한 신규 기금이라기보다 급변하는 세수와 산업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운용 체계 개편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년도·부처별로 분절된 예산 체계만으로는 장기 성장 투자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면서도 "재정안정화 장치와 투자 플랫폼이라는 서로 다른 기능이 섞인 만큼 사업 성과지표와 통제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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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확장재정과 한국은행의 긴축 통화정책 간 엇박자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물가상승률 목표를 크게 웃도는 12%대 재정지출 확대는 통화량 증가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재정·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보이면 고물가·고금리 부담은 결국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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