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고유가 지원금 7만3565명분 집계
수용자 제외 규정 없어…가족 대리 신청 가능
수감 중 사용 제한…출소 후 본인·가족에 전달
전국 교도소 및 구치소 수용자들에게 최근 2년간 7만 명분이 넘는 정부 민생지원금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도적 실효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거주 국민 및 소득 요건만을 기준으로 삼은 현행 제도의 허점으로 인해, 정작 소비 활동이 불가능한 이들에게 수십억 원의 혈세가 유입되는 것은 물론 현장 교정 공무원들의 행정력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년간 7만3565명분…지원 규모 73억원 이상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정시설 수용자 가운데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은 인원은 1차 3만4201명, 2차 2만2082명이었다. 올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은 수용자는 1만9082명으로 집계됐다.
세 차례 지급분을 합하면 총 7만3565명분이다. 각 지원금의 1인당 지급액을 최소 1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전체 지원 규모는 7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는 실제 지급액을 합산한 결과가 아니라 최소 지급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추정치다.
지원금별 지급 기준과 액수는 서로 달랐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에서는 전 국민에게 1인당 기본 15만원을 지급했으며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에는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40만원을 지원했다. 비수도권 주민에게는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5만원이 추가됐다.
2차 지급에서는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올해 시행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 하위 70%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됐다. 지난해 기준 전국 교정시설의 하루 평균 수용 인원이 6만368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수용자가 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셈이다.
가족 대리 신청이 원칙…교정시설 직원 업무 부담도
집계된 인원은 수용자를 대신해 교정시설장이 지원금을 신청한 사례만을 대상으로 한다. 수용자는 수감 중 직접 신청하기 어려워 가족이 대리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신청을 대신해 줄 사람이 없는 경우에 한해 교정시설장이 신청 절차를 맡았다. 따라서 가족이 직접 신청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지원금을 받은 수용자 수는 집계된 규모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신청 과정에서 교정시설 직원들의 행정 부담도 발생했다. 수용자가 신청서와 위임장을 제출하면 직원이 해당 수용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시·군·구에 지원금을 대신 신청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당시에는 수용자별 주소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접수해야 해 일선 교정기관의 업무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수감 중에는 사용 불가…출소 시 본인·가족에 전달
수용자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교정시설 내부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영치금과는 관리 방식이 다르다. 영치금은 수용자가 시설 내 매점 등에서 간식이나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지원금으로 받은 상품권은 별도의 '특별보관품'으로 분류해 보관한다.
이에 따라 수용자는 수감 기간에 해당 상품권을 직접 사용할 수 없다. 출소할 때 본인에게 돌려주거나 가족·지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관리된다. 지원금이 지급됐다고 해서 교정시설 안에서 수용자의 소비 여건이 곧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용자들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은 두 지원금의 지급 요건에 소득 기준은 마련돼 있지만,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됐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이라면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소득 등 지급 기준을 충족할 경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제도 취지에 맞나"…지급 기준 재검토 목소리
수용자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는 제도의 취지와 실제 수혜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정시설에서 숙식이 제공되는 만큼 일반 국민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수용자 본인과 가족의 경제적 상황은 서로 다를 수 있고, 지급된 상품권도 수감 중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단순히 숙식 제공 여부만으로 지원 필요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대목이다. 지원금이 출소 후 본인에게 돌아가거나 가족에게 전달될 수 있는 만
큼, 수용자 개인의 소비 여건뿐 아니라 가족의 생활 형편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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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의원은 "숙식이 제공되는 수용자에게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수용자의 소비 가능성과 가족의 경제적 사정 등을 함께 고려해 지원금 지급 기준과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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