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 여의도성당 장례미사
염수정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배우였다"
황영기 "남기신 뜻 이어 어린이 곁 지킬 것"
초록우산 고별 거쳐 파주로

'국민 아버지' 최불암이 배우이자 신자, 어린이 후원자로 기억되며 마지막 길에 올랐다.


염수정 추기경이 2일 서울 여의도 성당에서 故 최불암 배우 장례 미사를 집전 하고 있다. 2026.11.2. 강진형 기자

염수정 추기경이 2일 서울 여의도 성당에서 故 최불암 배우 장례 미사를 집전 하고 있다. 2026.11.2.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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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별세한 고인의 장례미사는 2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엄수됐다. 미사에 앞서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발인이 치러졌다. 손자가 영정을 들고 운구가 뒤따르자 아내 김민자는 배우 김혜수의 부축을 받으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김혜수는 부모처럼 따른 고인 부부 곁을 조문 첫날부터 지켰다. 김민자는 성당에 도착해 운구차에서 내리면서도 눈물을 훔쳤다.

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강석우·김혜수·정준호·신현준·송일국, 방송인 김경란, 가수 앤디가 자리했다. 이날은 가톨릭교회가 세상을 떠난 모든 신자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이다. 염 추기경은 고인의 장례미사를 이날 올리게 돼 참으로 의미가 있다며 "최불암 형제님이 정말 혼자가 아니라 많은 분과 함께하시는 분이셨다는 것을 새롭게 느낍니다"라고 추모했다. 이어 '수사반장'의 박 반장, '전원일기'의 김 회장,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 이어진 고인의 삶을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강론은 고인의 신앙으로 이어졌다. 염 추기경에 따르면 최불암은 매주 일요일 아침 아내를 여의도성당 마당까지 데려다주며 "이미 반은 천주교 신자"라고 농담하곤 했다. 2018년 10월 31일 염 추기경의 주례로 세례를 받았고, 같은 날 김민자와 혼인갱신식도 올렸다. 세례명은 존경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에서 따왔다. 당시 고인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나이 들면서 깨달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염 추기경은 별세 9일 전인 지난달 20일에도 병실을 찾아 병자성사를 집전했다.

2일 서울 여의도 성당에서 열린 '故 최불암 배우 장례 미사'에서 고인의 영정과 운구가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2026.11.2. 강진형 기자

2일 서울 여의도 성당에서 열린 '故 최불암 배우 장례 미사'에서 고인의 영정과 운구가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2026.11.2.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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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말미에는 고인과 각별했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추모곡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김민자를 '이모'라 부르던 그는 노래 중간 가슴을 부여잡으며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


고별사에서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얼마 전 병상에 계신 후원회장님을 찾아뵙고 끝까지 정성껏 모시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여주셨다"며 "짧았지만 깊은 신뢰가 담긴 마지막 인사였다"고 전했다. 이어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다"라던 고인의 말을 되새기며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운구 행렬이 오전 10시 40분께 도착하는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에서는 고별 행사가 열린다. 임직원이 도열해 영정을 맞고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한다. 재단 1층 추모 공간에서 장례위원들이 헌화하면 영정은 재단을 둘러보고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한다.


1985년 재단 전국후원회장에 위촉된 고인의 장례는 닷새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졌다. 황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을 맡았다. 30일 차려진 빈소에는 각계 인사가 찾았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부로 호흡한 배우 김혜자는 영정 앞에서 "곧 만날 거다. 너무 그리운 사람이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고두심, 임호, 엄유신, 김지영·남성진 부부, 이계인도 '전원일기' 식구로 함께 슬픔을 나눴다. 배우 나문희, 박근형, 오지명, 강부자, 이덕화, 윤여정, 백일섭, 임현식, 최수종과 '그대 그리고 나'의 박상원·차인표·송승헌,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도 발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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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성당에서 열린 '故 최불암 배우 장례 미사'에서 고인의 영정과 운구가 들어서고 있다. 2026.11.2. 강진형 기자

2일 서울 여의도 성당에서 열린 '故 최불암 배우 장례 미사'에서 고인의 영정과 운구가 들어서고 있다. 2026.11.2.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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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인사의 조문도 이어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 김부겸·이낙연 전 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빈소에 들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전 야구선수 박찬호도 조문했다. 정 이사장은 고인이 고교 선배이자 선친 정주영 명예회장의 친구 같은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최 장관은 정부가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을 빈소에서 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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