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 중수청, 檢 사건 이관 ‘엇박자’
구체적 기준 정립 안 돼
개별 협의 의존…사건 기피 변질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기존 검찰 직접수사 사건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사건을 골라 받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중수청 본청은 공소청에 이송 대상으로 정해진 사건은 원칙적으로 넘겨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선에서는 공소시효 등을 두고 사전 협의를 거치며 일부 사건 이관에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16일 중대범죄수사청이 개청 2주일 만에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고, 후보자 꼬리표를 뗀 김 청장은 16일 취재진을 피해 첫 출근을 했다. 2026.10.16 김현민 기자

16일 중대범죄수사청이 개청 2주일 만에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고, 후보자 꼬리표를 뗀 김 청장은 16일 취재진을 피해 첫 출근을 했다. 2026.10.16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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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방공소청 범죄수익환수부가 수사하던 일부 사건을 중수청으로 넘기는 과정에서도 양 기관 간 이견이 있었다. 중수청 측이 공소시효 문제 등을 이유로 처음에는 사건을 넘겨받는 것을 꺼렸지만, 이후 협의를 거쳐 이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공소청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겉으로는 만료된 것처럼 보여도 수사를 해보면 살아 있는 경우가 있어 섣불리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며 "특히 범죄수익환수부 사건은 몰수 문제와도 연결돼 시효만을 이유로 받지 않으려고 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소청에서도 "지방에서 사건을 빨리 보내라고 해 준비했는데 중수청에서 받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보고가 전해지는 등 비슷한 불만이 나온다.


중수청 내부 설명도 엇갈린다. 중수청 본청 관계자는 "공소청에서 목록을 보내면 관할 지방중수청은 원칙적으로 받아야 하는 구조"라며 "심지어 공소시효가 이미 도과된 사건까지도 받고 있다"고 했다. 반면 서울지방중수청 등 일선에서는 공소시효 임박이나 중대범죄 해당 여부 등을 이유로 사건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소청법 부칙은 검찰청 폐지 당시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사건을 소관 수사기관으로 이송하도록 하고 있다.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하는 등 불가피한 경우 공소청이 일정 기간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새롭게 인지한 중대범죄는 중수청이 사건의 중대성과 기존 수사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 직접 수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기존 검찰 사건의 이관은 구체적인 기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채 개별 협의에 의존하면서 현장에서 엇박자가 이어지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협의가 자칫 수사 난도가 높거나 처리가 까다로운 사건을 기피하는 절차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과거 검찰이 직접 처리했던 사건 중 상당 부분은 결국 중수청이 맡아줘야 한다"며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뿐 아니라 규모는 작아도 수사 난도가 높은 경제범죄도 적절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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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자의적으로 가려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기존 사건을 새 수사체계로 넘기는 과도기인 만큼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어떤 기관이 사건을 맡을지 보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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