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만에 만든 '산사'에 사흘간 60만명
순례길·불멍까지…가상공간 300여개 등장
AI로 개발 문턱 낮아졌지만 지속 수익은 과제
2일 오전 온라인 사찰에 접속하자 금동불좌상 앞에 이용자 100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펼쳐졌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가상 공간 '산사01'에는 98명의 인원이 모였다. 별도의 로그인 없이 편안한 표정의 스님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었다. 절 안으로 이동해 합장도 하고 염주를 108번 굴렸다. 절 오른쪽 마련된 부스에서는 불교 음악에 맞춰 열댓 명의 사용자들이 둥글게 모여 춤을 췄다.
온라인 사찰 '산사'(sansatemple.com)에서 2일 사용자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는 모습. 별도의 채팅 기능 없이 '춤추기', '합장' 등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 이은서 기자.
영문학 전공 취업준비생 박진원씨(26)는 지난달 26일 오픈AI의 '코덱스'를 활용해 약 30분 만에 제작한 사이트를 공개했다. 산사는 개설 사흘 만에 60만명이 방문했고, 이번주 안에 앱스토어에도 출시될 계획이다. 늘어난 사용자에 대비해 클라우드플레어의 서비스를 활용해 100여개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국내 사용자들이 재밌게 즐기고 있고 해외에서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생각보다 큰 인기에 1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메타버스로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서버 구축에 전문성을 높이려고 한다"며 "수능 시즌에 연등을 다는 등 특정 시기에 따른 이벤트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브코딩으로 제작된 가상공간들이 SNS에서 화제를 끌면서 한동안 침체했던 메타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산사 뿐 아니라 온라인 성당과 산티아고 순례길, '불멍' 캠프파이어까지 개인 취향에 맞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사이트도 300여개로 늘었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환경과 맞물려 주목받던 메타버스는 가상회의와 행사 등 제한적인 활용 범위와 지속해서 즐길만한 콘텐츠의 부족으로 흥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AI 기술 발달로 바이브코딩을 통해 개인의 아이디어와 취향을 구현한 가상세계 구축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양하고 세분화된 사용자들의 수요를 겨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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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변화가 메타버스 시장의 본격적인 부활과 수익성 창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진호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는 "전문 개발자가 아닌 일반인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느 정도의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을 만큼 AI가 발전했다"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과 실제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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