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킹' 비트코인, 테슬라 보유량 넘어…"비트코인만 14억달러"
엘살바도르 비축량의 2.3배
FBI, 북한 해킹조직 지목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비트코인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보유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해킹으로 탈취된 가상자산은 총 63억6000만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비트코인만 14억달러어치에 달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해커들이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비트코인은 총 1만8270개로 집계됐다. 개당 7만8500달러를 적용하면 약 14억달러(약 1조8700억원)다. 전체 피해액은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등 여러 가상자산을 합산한 금액이다.
탈취된 비트코인은 테슬라의 보유량 1만1509개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2021년 9월부터 비트코인을 비축해 온 엘살바도르 정부가 보유한 약 7820개와 비교하면 2.3배에 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보유량 1만8712개와도 불과 442개 차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도 북한 연계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다만 바이낸스는 현재 공격 주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FBI는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15억달러를 탈취한 사건의 배후로도 이 조직을 지목한 바 있다.
해커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20분께(미 동부시간) 바이낸스의 핫월렛에서 11차례에 걸쳐 비트코인 1만8270개를 새로운 지갑 주소로 옮겼다. 핫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돼 고객의 가상자산 출금 등을 처리하는 전자지갑이다. TRM랩스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피해액의 대부분은 약 20분 사이 탈취됐다.
탈취된 비트코인은 이후 19개 지갑으로 분산됐다. 이 가운데 17개에는 각각 1000개씩 들어갔고, 나머지 두 곳에는 약 833개와 438개가 보관됐다. 지난달 30일 오전 2시2분(미 동부시간)까지 이들 지갑에서 추가 거래가 발생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전체 피해액 약 63억6000만달러 가운데 지난달 31일 아시아시간 오전 기준 약 30억달러가 블록체인상에서 동결됐다고 밝혔다. 테더와 서클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특정 지갑의 자금 이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피해 확산을 막았다.
다만 탈취된 비트코인의 추적과 회수는 별개의 문제다. 비트코인은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발행사가 특정 지갑의 거래를 직접 동결할 수 없다. 해커들이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하려 할 때 거래를 차단하는 방식 등이 활용된다.
해킹 경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에서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해킹돼 공격에 악용됐을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이후 추가 침입 경로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상자산 지갑의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고객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회사 자금과 준비금 등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63억4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1일에는 탈취 자산의 약 95%를 보전하고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의 출금 서비스를 재개했다. 다만 실제 탈취 자산의 회수와 회사 자금을 통한 손실 보전은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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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낸스 해킹 사건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북한 소행인지는 모르지만, 그렇다면 북한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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