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6일 금통위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올해 성장률 전망 3.8% 전후까지 상향 조정 전망
美 연말 추가 금리 인상 예상도 11월 韓 인상 가능성↑
물가, 이달 근원 둔화 충분치 않으면 금리 인상 근거 강화
FVI 추이도 주목…시장선 최종금리 3.50% 무게
이달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 나선다. 올해와 내년 성장과 물가 등 경제 상황에 대한 한은의 구체적 전망치와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시선이 쏠린 상태다. 시장에선 올해 3분기까지 확인된 숫자를 토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눈높이를 3.8% 전후까지 높였다. 쉽사리 목표 수준 근방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근원물가에 대한 한은 우려 역시 여전하단 점에서 11월 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시장에선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 호조세에 대한 자신감과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소득 여건 개선에 따른 소비 증대 전망,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는 연 3.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지속 가능한 재정지출에 대한 경계와 주가 조정의 실물경제 영향 확대 가능성 등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3분기 GDP까지 확인, 올해 3.8% 전후 성장 예상
지난달 금통위의 금리 동결 이후 우리나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미국 등 주요국 정책금리 결정 등 굵직한 이벤트가 지나갔다. 현재까지 상황을 볼 때, 시장에선 신현송 한은 총재가 이달 '호미(선제적 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주요 근거는 성장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예고된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 상향 조정은 3분기 실적이 확인되면서 기대치를 더 높였다. 1일 현재 국내외 주요 금융(투자)사 8곳(삼성·신한·대신·한화·메리츠·iM·현대차증권, 씨티은행)의 올해 우리나라 GDP 전망 평균은 3.76%다. 8곳 중 5곳이 3.8%를 예상했다.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는 건 역시 반도체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의 장기화와 내수로의 낙수 효과에 힘입어 전기 대비 0.8~1.0% 수준의 탄탄한 실질 GDP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달 금통위 회의에서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8%, 3.3%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1978년 이후 최고 수준인 26.7%로 상향 조정한다"며 "신 총재가 최근 강조한 데이터 의존적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 강력한 3분기 GDP 발표 수치는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정성태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한국의 수출 및 설비 투자를 견인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내년 말부터는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생산 확대도 본격화할 것"이라며 "내년엔 세입 확대를 바탕으로 정부의 재정지출도 12.8% 증가할 예정으로, 이를 고려한 성장률은 올해 3.9%, 내년 3.3%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말 미국 정책금리는 상단 기준 4.00%를 유지했으나, 시장에선 연말 인상 기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Fed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성명서의 경제 평가에 사용된 표현 등에 근거할 때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편향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연말 인상 시 우리나라의 Fed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한미 금리차를 현재 수준(1.00%포인트)으로 유지한다는 명분 역시 이달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은, 수요측 물가 압력 우려 크다…최종금리 3.50% 무게
물가에 대한 한은의 우려는 여전하다. 높아진 비용압력의 전이가 이어지고 수요측 압력도 점차 커지면서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2.3%, 2.5%)를 웃돌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신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한은 목표 수준(2.0%)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선 이달 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 2월께 추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봤다. 최종 금리는 3.50%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물가 측면에서는 최근의 단기 둔화보다 내년 전망에 대한 평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핵심은 에너지 등 비용 충격이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는지, 소득 개선이 임금과 소비를 통해 가격 인상을 뒷받침하는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달까지 확인될 지표에서 근원·서비스 물가의 둔화가 충분하지 않다면 추가 인상의 근거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여전히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와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을 경계하는 모습"이라며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과 물가 대응 의지, 긴축 기조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다만 마지막 인상으로 갈수록 초반의 선제대응 보다 지연되는 구도로 진행돼 내년 2월보다는 4월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금융불균형 누증 역시 추가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확대 가능성으로 중장기 금융불균형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역시 통화 긴축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현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신 총재가 강조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2분기(46.5)까지 9개 분기 연속 상승했고 장기평균(2008년 이후 45.7)도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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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취약부문의 채무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기업 연체율도 비은행권과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등 부문별 건전성이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민간소비의 회복 및 확산 여부 역시 금리 인상 기조 속 주목할 부분으로 꼽혔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호황 산업의 성과급, 배당금 지급 등은 원천적으로 가계의 소비를 진작시킬 요인이고, 법인세 및 소득세 증가에 따른 정부지출 증가는 계층 간 분배를 통해 민간소비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소득계층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소비성향의 차이에 따라 총량 소득 증가와 비교해 소비증대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분배기능을 거칠 경우도 시간이 걸리고 효력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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