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변호사 권유로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
피해 변호사들 투자금 합계 50억원 넘어
“변호사가 사기당했다는 소문 날까 봐 쉬쉬”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투자 사기를 당해 1억3000만원을 잃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당시 피해를 본 변호사들이 사기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고 조용히 넘어갔으며, 자신도 이 사건 이후 주식 투자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0월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식 투자 경험을 언급하며 과거의 일을 털어놨다. 그는 "나는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단 한 번도 사본 일이 없다"며 "이는 주식 투자를 할 정도로 여윳돈이 없었다는 뜻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4월 벤처기업 투자 열풍이 불었을 때 동료 변호사의 권유로 비상장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당시 1억3000만원을 투자하면 지분 가치가 10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을 믿은 홍 전 시장은 아내까지 설득해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투자금 전액을 잃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투자 사기를 당해 1억3000만원을 잃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투자 사기를 당해 1억3000만원을 잃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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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시장은 사기를 벌인 동료 변호사가 자신뿐 아니라 서초동에서 활동하던 다른 변호사들에게도 투자금을 받아 갔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피해 금액은 총 50억원이 넘는다.

그는 "그 변호사가 서초동 변호사들을 속여 편취해간 돈이 50억이 넘었지만, 변호사가 사기당했다고 소문 나면 변호사를 계속할 수 있겠나"며 "속은 변호사 모두 남 보기 창피해서 쉬쉬하고 끝낸 일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홍 전 시장이 언급한 2000년은 국내에서 이른바 '벤처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정보기술(IT) 산업과 벤처기업 육성에 나서면서 창업과 투자가 활발해졌고, 코스닥시장도 급성장했다. 1996년 코스닥시장 개설과 1997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 등이 산업 성장의 기반이 됐다.


특히 1999년부터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하면서 벤처기업의 기업가치와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2000년 봄부터 주가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고, 같은 해 말 코스닥 벤처지수도 급락했다.


홍 전 시장은 이 사건 이후 주식 투자를 완전히 끊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후 나는 주식 투자를 단 한 번도 해본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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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홍 전 시장은 주가 급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상황을 걱정하면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주식시장 상승세가 실물경제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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