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공항 200여편 이착륙 지연
주민들 '9·11 악몽'…"심장 멎는 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에서 개최한 핼러윈 행사 도중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가 워싱턴DC 상공을 저공비행해 항공편 202편이 지연되고 시민들이 놀라는 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는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을 인용해, 에어포스원이 핼러윈 주말이 시작되는 전날 오후 5시45분께 백악관 야외 행사장에서 열린 어린이 대상 핼러윈 행사에 맞춰 백악관 상공을 두 차례 저공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용기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용기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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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고 있었으며, 전용기가 상공을 지나가자 이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이후 백악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장면을 공개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환상적인 에어포스원 비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전 공지가 충분하지 않았던 탓에 워싱턴DC 주민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우려가 터져 나왔다.


워싱턴DC 시의회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비행이 이뤄지기 불과 15분 전에야 워싱턴 도심과 국방부(펜타곤),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 공항 등에 통보됐다"며 "갑작스러운 비행에 시의회 당국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놀랐다"고 전했다.

항공사 관계자들도 비행시간이 1시간도 채 남지 않았을 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전용기 비행에 맞춰 안전을 위해 백악관에서 직선으로 4마일(약 6.4㎞)가량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로 인해 202편의 이·착륙이 지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항공기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이 항공기가 워싱턴DC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고도가 122~305m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평소에도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특히 이번 비행은 예고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저공비행이 백악관 이벤트라는 상황을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통상 비행이 금지된 백악관 상공을 정체 모를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낮게 나는 모습을 보고 2001년 9·11 테러를 떠올린 사람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SNS에는 놀란 누리꾼들의 게시물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거리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적었다. 한 전직 미국 외교관은 "저공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테러나 추락 사고인 줄 알았다"며 "전혀 유쾌하지 않은 장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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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 등에서 대통령 전용기의 저공비행을 지켜보는 것을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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