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정부안 778억원…올해보다 312억원 증액
국립한국문학관 관련 예산 증가분 182억원, 전체 증액의 58%
신진 작가 창작지원 확대·번역출판 예산 2배로
충남대 협력 번역대학원에 문학계 반발…최휘영 "교육부와 추가 논의"

내년도 문학 분야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67% 늘어난 778억원으로 편성됐다. 신진 작가에 대한 창작지원이 확대되고 번역출판 예산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증액분의 절반 이상이 국립한국문학관 관련 예산 증가에 해당하고, 국내 문학도서 보급사업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문학 번역 전문인력을 양성할 대학원 설립 방식에도 문학계의 우려가 제기됐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문학 분과 제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7년 문학 분야 정부 예산안과 한국문학 번역대학원 설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문학 분과 제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7년 문학 분야 정부 예산안과 한국문학 번역대학원 설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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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최휘영 장관 주재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문학 분과 제4차 회의를 열고 2027년도 예산안과 주요 정책을 논의했다.


내년도 문학 예산안은 올해 466억원에서 312억원 증가한 778억원이다. 문체부는 문학 창작지원과 한국문학 해외 진출, 국립한국문학관 개관 및 지역문학관 활성화에 재원을 집중했다.

증액 규모가 가장 큰 개별 항목은 국립한국문학관이다. 내년 상반기 개관을 앞두고 관련 예산을 올해 52억원에서 234억원으로 182억원 늘렸다. 전체 문학 예산 증가분 312억원의 약 58.3%에 해당한다. 지역문학관 활성화 예산도 4억2000만원에서 43억원으로 확대했다.


작가에게 직접 돌아가는 지원도 강화한다. 문학 작가 창작지원금은 올해 6억원에서 내년 19억5000만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중견작가 중심이었던 지원 대상을 신진·유망·중견으로 구분해 작가의 경력 단계에 맞춰 지원할 계획이다.

문학상주작가 사업은 32억원에서 67억원으로 증액한다. 지원 인원은 100명에서 175명으로, 활동기간은 7개월에서 9개월로 늘리고 인건비도 인상한다. 도서관과 서점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일자리와 창작 기반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위한 예산도 250억원에서 344억원으로 94억원 늘렸다. 이 가운데 번역출판 지원은 59억원에서 122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고 번역료도 인상한다. 해외 출판사의 출간 요청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 고전과 근현대 걸작을 직접 발굴해 해외에 소개하는 기획 번역사업도 신설한다. 관련 예산은 20억원이다.


문제는 번역인력을 어떻게 양성하느냐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 설립을 놓고 이날 회의에서 우려가 잇따랐다.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모습. 당초 서울에 독립적인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했으나 교육부의 설립 불허 이후 충남대학교와 협력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교육과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모습. 당초 서울에 독립적인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했으나 교육부의 설립 불허 이후 충남대학교와 협력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교육과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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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은 당초 서울에 독립적인 번역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해 내년 9월 개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역균형발전 등을 이유로 수도권 단독 설립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충남대학교와 협력하는 대학원 과정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에 번역계에서는 교육과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3일에는 번역아카데미 교수 등 90여명이 특정 대학과의 협동과정이 아닌 독립 대학원 설립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한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충남대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문체부와 대학 측 설명 사이에 차이가 있다며 실현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정은귀 한국외대 교수도 번역가 양성이라는 본래 목적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체부는 전체 이수 학점의 약 70~75%를 번역아카데미 과정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를 협력 대학에서 이수하는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번역인력의 학위 취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을 서두른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교육부와 추가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협력 대학을 통한 개설과 독립 대학원 설립 등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현장 의견을 다시 듣겠다는 입장이다.


문학도서 보급사업 예산도 논란이 됐다. 국내 우수 문학책을 구매해 전국 도서관과 복지시설에 공급하는 '문학나눔' 사업 예산은 올해 54억원에서 내년 48억원으로 6억원 줄었다.


문체부는 행사 비용을 조정한 결과로, 실제 도서 보급에 쓰이는 사업비는 감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학계에서는 도서 접근성을 높이고 작가와 출판사의 유통 기반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방현석 소설가는 문학책을 읽고 싶어도 도서관에 비치된 책이 부족했던 학생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문학나눔 사업 확대를 요구했다. 은희경 소설가는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지원 대상이 일부에 집중되지 않도록 선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김현우 출판 에이전시 대표는 국내외 작가와 번역가의 상시 교류 공간을 제안했고, 이낙준 웹소설 작가는 웹소설 분야 공모전 확대를 건의했다. 얀 디륵스 번역아카데미 교수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번역 교육과 공모전 운영 방식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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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장관은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튼튼한 문학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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