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의·진영주의'까지 거론하며 반박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재검토 강조
외노자 발언엔 언론 정정·사과 요구
다만 발언 타당성 지적 이어져
여권서도 "SNS 논쟁 확대" 신중론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을 둘러싼 비판에 진영주의·PC주의(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까지 거론하며 사흘 연속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적 기여도를 둘러싼 논란에는 언론 보도의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 이후 추가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의 소통 양상이 대비되는 대목이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잦은 SNS 소통이 오히려 소모적 논쟁을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통령은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일반적 주장이 옳다고 모든 구체적 주장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문화가정 지원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 중 불합리하거나 역차별을 낳는 잘못된 구체적 정책까지 정당화할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왜 시중에서 PC주의나 내로남불, 진영주의에 기반한 발언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시정하면 필요한 '전체'에 대한 지지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민한 문제일수록 논란이 된다고 피하거나 권력자들이 밀실에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참여해 문제를 드러내고 진지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은 지난 28일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의 이용 우선순위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며 "좋은 지적 감사하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 산모 등과 함께 우선 이용 대상에 포함된 것이 적절한지를 문제 삼은 글이었다.
이 대통령이 우대 제도 폐지와 관련 시행령 개정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29일부터 사흘 연속 반박에 나섰다. 30일에는 다문화가정 지원 자체는 필요하지만 과도하거나 부당한 우대는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 참모도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은 29일 공지를 통해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기준이 2016년 마련된 만큼 달라진 정책 환경을 반영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도 다문화가정 지원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이려는 취지라며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제도 개선의 명분인 '역차별'이 실제 존재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문화가족 산모의 이용 실태와 다른 산모의 불이익 여부 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 논란에 대한 대응은 대조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어촌 인력난을 언급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하니까"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단체 등은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적 기여를 과소평가한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27일 밤부터 이튿날까지 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기사 제목에서 '크게'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도 국내 경제에 기여하지만 내국인 노동자와 비교하면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역시 29일 외국인 노동자 배제가 아니라 농어업 분야의 낮은 임금 수준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언의 정확한 취지 전달은 물론 내용의 타당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법무부의 '2025년 이민자체류실태및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주 외국인은 소득의 37.3%를 생활비, 11.9%를 주거비로 지출했다. 국내외 송금 비중은 25.5%였다. 비전문취업 외국인은 송금 비중이 더 높았지만, 이 통계 역시 국내 송금을 포함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생산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 내국인 고용 확대 정책의 실효성 등에 관한 논쟁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반박한 이후 31일 현재 이 같은 쟁점에 대해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문화가정 문제에서는 비판에 거듭 반론을 제기하며 공론화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서는 자신의 발언 중 왜곡 전달된 부분에만 무게를 두고 대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여권에서는 SNS 소통의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SBS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SNS 활동에 대해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지난 22일 MBC 라디오에서 "소통의 수단을 넓혀가는 건 찬성"이라면서도 "일방적인 소통은 소통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에서 "너무 논박적인 메시지들이 있어서 계속 이슈를 키우는 것 아니냐"며 세부 현안은 참모나 장관에게 맡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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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도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과 관련한 SNS에서 "내 편이니까, 내가 주장하던 주제니까 잘못된 부분조차 옹호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고 일갈했다. 대통령의 직접 소통이 일방적인 주장과 반박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토론으로 이어지려면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 역시 검증과 숙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논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원칙이 자신을 향한 반론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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