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행정안전부는 지난7일 지역의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을 5년 만에 재지정·고시했다. 인구감소지역은 인구감소로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을 지정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 행·재정적 특례, 중앙부처 지원사업 등을 연계해 지역이 주도적으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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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지방우대지수' 발표… 인구감소 대응 혜택 차등화

이번 재지정부터 인구 여건이 개선돼 인구감소(관심)지역에서 벗어나는 지역은 '인구활력+지역'으로 분류하고, 안정적인 회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향후 5년간 기존 지원을 지속 적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2021년 최초로 89개 인구감소지역과 18개 인구감소관심지역을 지정했으며, 2026년에는 92개 인구감소지역과 18개 인구감소관심지역으로 재지정했다. 인구감소지역은 부산 금정구, 경기 동두천시, 경남 통영시 등 3곳이 신규 추가됐고 인구활력+지역은 전남 영광군, 부산 동구, 대구 서구 등 3곳이 새로 지정되면서 89개(2021년)서 92개 지역으로 바뀌었다. 인구감소관심지역은 부산 북구, 경북 예천군, 칠곡군 등 3곳이 새로 추가됐고 인구활력+지역은 전남광주 동구, 인천 제물포구(종전 동구), 대전 대덕구, 동구, 중구, 강원 강릉시, 속초시, 인제군, 경북 경주시 등 9곳이 새로 분류됐다.

장면2. 20일 국무회의에서는 지방우대지수 산정 기준과 활용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지방우대지수는 서울과의 거리, 지역별 사회경제 지표,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서울에서 멀수록 더 큰 혜택을 부여하되 지역별 발전 정도를 고려하는 것이 기본 설계다. 지방우대지수는 지역별 여건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매년 재측정되며, 지숫값에 따라 전국 229개 지역은 4개 권역으로 구분된다. 우대 필요성이 적은 1권역부터 큰 4권역까지 각각 58개, 55개, 55개, 61개 지역이 속하게 됐다.

"춘천·원주랑 우리가 동급?" 삭발에 궐기대회… 인제군 발칵 뒤집힌 사연 원본보기 아이콘

"춘천·원주와 같은 권역?"… 인제군의 커지는 소외감

지방우대지수는 각종 정책과 사업 특성에 맞는 지방우대 대상과 수준을 선정하는 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행안부는 현재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율을 수도권 3%·비수도권 5%·인구감소지역 7%로 차등 적용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1권역 3%·2권역 6%·3권역 8%·4권역 9%로 조정한다. 이 경우 인구감소지역이면서 4권역에 속하는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율이 7%에서 9%로 2%포인트 상향되는 효과가 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열려 최상기 군수가 삭발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열려 최상기 군수가 삭발하고 있다. 2026.10.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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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3. 앞서 행안부발로 2개의 발표가 나자 강원도 인제군이 난리가 났다. 인구감소지역이 아닌 인구활력플러스(+) 지역으로 분류되더니 지방우대지수에서는 춘천·원주·강릉·속초와 함께 2권역으로 분류된것.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시·군 중 2권역으로 분류된 곳은 단 5곳으로, 춘천시, 원주시, 강릉시, 속초시 그리고 인제군이다. 강원도 내 3대 핵심 거점 도시(춘천·원주·강릉) 및 대표적인 관광 도시(속초)와 인제군이 동일한 수준의 발전도로 묶인 셈이다.

반면, 인제군과 비슷한 여건을 가진 인접 지역들은 모두 하위 권역으로 분류돼 더 높은 지방우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동해시를 비롯해 홍천군, 횡성군, 영월군, 평창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등 8개 시·군은 3권역으로 배정됐다. 태백시, 삼척시, 정선군, 고성군, 양양군 등 5개 시·군은 가장 혜택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4권역에 포함됐다.

"얼마나 더 낙후돼야 하나"… 삭발·집회 나선 인제군민들

인제군은 인구 약 3만명에 불과한 접경지역으로, 그간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각종 환경규제 등으로 지역개발에 제약받았다. 실제 주민등록인구는 2021년 말 3만2165명에서 2026년 9월 3만636명으로 1529명 줄었다. 지역낙후도 역시 전국 167개 시군 중 151위에 머물고 있다.

23일 강원 인제군 인제읍에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반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인제군은 재정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자 "국가안보를 위한 희생이 오히려 국가 지원에서의 불이익으로 돌아왔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26.10.23 연합뉴스

23일 강원 인제군 인제읍에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반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인제군은 재정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자 "국가안보를 위한 희생이 오히려 국가 지원에서의 불이익으로 돌아왔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26.10.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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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은 인구 규모와 지역발전 수준에서 차이가 큰 도시들과 같은 권역으로 묶인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우대지수 산정에 활용된 서울과의 직선거리 역시 실제 이동시간과 교통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접경·산간 지역의 특수성과 의료·교육 등 생활 서비스 접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7년부터 지방우대지수가 본격 적용되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등 여러 정부 사업에서 권역별 차등 지원이 이뤄져 주민 생활과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다른 시군과 지원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장면4. 결국 인제군은 '지방우대지수 2권역 지정 규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집단행동에 나섰다. 27일 오전 인제잔디구장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차 궐기대회를 열고 "인제군의 현실을 외면한 정부의 결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김도형 인제군의장은 "얼마나 더 낙후돼야 어려운 지역이냐, 얼마나 더 사람이 떠나야 위기에 처한 지역이냐"고 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원통해서 못 살겠다'는 탄식을 물려줄 수는 없다"며 "행정안전부는 '검토하겠다'는 말만으로 넘기려 하지 말고 어떻게 바로잡을지 분명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이어진 2차 규탄 집회에서는 최상기 군수를 비롯해 김도형 비대위원장과 김근성 이장연합회장 등 총 10명이 삭발식에 참여해 인제군의 현실을 외면한 2권역 분류를 규탄했다. 국회 앞 집회에는 국민의힘 이양수 국회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과 더불어민주당 허영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 갑)도 참석해 인제군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국회 건의부터 장관 면담까지… "접경지 특수성 반영하라"

비대위는 28일에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최상기 군수와 김도형 인제군의장, 김근성 인제군이장연합회장, 6개 읍·면 사회단체 회원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했다. 참가자들은 경과보고와 규탄사, 결의문 낭독에 이어 사회단체장 4명이 추가로 삭발하며 지방우대지수 분류 결과에 항의했다. 비대위원장인 김 군의장과 최 군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에는 지방우대지수 권역 분류 전면 재검토와 접경지역의 특수성·지역 낙후 여건을 반영한 산정 기준 개선,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 요구를 담았다. 비대위는 주민 8794명이 참여한 공동서명부와 반대의견서를 29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끝난 뒤 최상기 군수(왼쪽)와 김도형 인제군의장(오른쪽)이 이양수 국회의원에게 규탄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6.10.28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끝난 뒤 최상기 군수(왼쪽)와 김도형 인제군의장(오른쪽)이 이양수 국회의원에게 규탄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6.10.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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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5. 최상기 군수는 30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지방우대지수 4권역 조정과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을 건의했다. 최 군수는 이 자리에서 윤 장관으로부터 "지방우대지수 권역 재지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권역 지정에 따른 지원과 군민 혜택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최 군수는 군사시설 보호와 각종 환경규제로 지역발전에 제약받아온 현실을 설명하고, 군인 가족의 전입이 인구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과의 직선거리뿐 아니라 실제 이동시간과 교통망, 의료·교육 등 생활 기반 격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군수는 평가 기준을 개선해 인제군을 2권역이 아닌 4권역으로 조정하고, 접경지역 특수성을 고려해 인구감소지역에 추가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지표별 가중치와 평가 결과 등 구체적인 산정 근거 공개도 요구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끝난 뒤 최상기 군수(왼쪽)와 김도형 인제군의장(오른쪽)이 이광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게 규탄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6.10.28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제외와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항의하는 인제군민들의 규탄 대회가 끝난 뒤 최상기 군수(왼쪽)와 김도형 인제군의장(오른쪽)이 이광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게 규탄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6.10.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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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도 반발 가세… "중첩 규제로 자족성 최하위, 3권역 조정해야"

한편, 경기 남양주시는 지방우대지수를 1권역에서 3권역으로 재지정할 것과 '규제특례권역' 신설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남양주시는 경기도 내 23개 시·군과 함께 1권역으로 분류됐는데 "지역의 경제 여건과 중첩규제에 따른 발전 제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향후 정부 우대 지원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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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따르면 남양주 지역내총생산(GRDP)은 2023년 기준 1인당 2084만원으로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30위.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와 도시 규모가 커졌으나 업무시설 등 생산·고용 기반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아 경제적 자족성이 낮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 팔당호 특별대책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가 중첩돼 토지 이용과 기업 유치에 제약받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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