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신분 유지한 채 보좌관 임명
"양립할 수 없는 지위"…파기환송

사립학교 교사가 휴직 중이라도 교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립고 교사 전경원씨가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명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교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의 관점에서 양립 불가능한 지위를 겸유하는 것"이라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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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씨는 사립고 교사로 재직하던 2020년 고용휴직을 하고 같은 해 6월24일 강민정 당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의원의 지휘·감독을 받아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4급 상당 별정직 국가공무원으로,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운동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씨의 교원 신분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전씨는 앞서 보좌관 임명 과정에서 현직 교원 신분이 기재된 경력증명서를 제출했으나, 국회사무처 담당 직원은 이를 반려했다. 이후 국회사무처는 전씨에게 겸직허가 신청을 요구했고,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교원과 국회의원 보좌관 신분을 동시에 유지할 수 없다며 같은 해 10월21일자로 임명을 취소했다. 이에 전씨는 "휴직 중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더라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전씨 청구를 기각했다. 보좌관 임명 자체가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는 정치적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국회사무처가 전씨의 현직 교원 신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임명했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호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휴직 중인 교사가 보좌관으로 일한다고 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실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전씨 손을 들어줬다. 국회사무처가 교원 신분을 착오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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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사립학교 교원의 정치운동을 금지한 법률은 근무시간이나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행위만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라고 봤다. 교사가 휴직해 학교를 떠났더라도 교원 신분을 유지하는 이상 정치적 중립 의무가 계속 적용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업무가 교원에게 금지된 정치적 행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보좌관 직무가 사립학교 교원에게 금지된 정치적 행위나 면직 사유인 정치운동에 해당하는 행위와 불가분 관계에 있다"며 "사립학교 교원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 의무 역시 국공립학교 교원보다 완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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