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APK '산업용 AI 테크 대담
"AI 모델은 소모품…격차는 현장 데이터"
"소버린 AI의 본질은 배타적 자급자족이 아닌 데이터에 대한 주권과 통제력에 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 대담에서 소버린 AI가 모든 밸류체인의 독자 구축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운데)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 대담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사회자 제니퍼 문, 최수연 대표, 롤랜드 부시 독일경제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 위원장 겸 지멘스그룹 회장. 김진영 기자
소버린 AI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의 인프라·데이터·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AI를 직접 개발, 통제, 운영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한국은 네이버, LG 등 민간 기업의 생성형 AI 모델과 AI 반도체 생태계를 기반으로 인프라부터 모델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 국가나 기업이 AI 반도체 칩부터 파운데이션 모델, 최종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까지 100% 모두 자체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각자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협력 속에서도 데이터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와 그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단순 답변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국면에서 '인간 개입의 경계선'도 규정했다. 최 대표는 "AI가 보여주는 결과물이 겉보기엔 너무나 훌륭하고 논리적이어서 '문제가 완벽히 해결됐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며 "설명이 아무리 논리적이어도 우리가 당초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가 실제로 해결됐는지는 인간이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 대표는 이어 "물리적 현장에 AI를 도입하기 전에는 AI 사용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인간이 즉시 작동을 중단시키고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책임 소재 역시 이 연장선상에서 통제권에 따라 분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롤랜드 부시 독일경제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 위원장 겸 지멘스그룹 회장 역시 AI 모델 자체보다 기업 고유의 데이터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봤다.
부시 회장은 "기업 입장에서 AI 모델 자체는 언제든 다른 것으로 갈아 끼울 수 있는 소모품에 가깝다"며 "결국 데이터의 질과 도메인 노하우가 기업 간 격차를 만든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멘스가 HD현대와 함께 선박과 조선소를 '디지털 트윈'에 완벽히 구현하듯이 AI는 엄격한 물리 법칙의 경계선 안에서 통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 대표는 4년 뒤 조간신문 1면의 예상 헤드라인을 묻는 말에 "기사 제목 어디에도 'AI'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게 되기를 바란다"며 "AI가 공기와 전기처럼 우리 일상과 산업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로 조용히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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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회장은 "'산업용 AI, 전 세계의 새로운 운영 체제(OS)로 등극해 세계 경제의 생산성을 다음 차원으로 끌어올리다', '인류의 불치병을 절멸시키고 전 세계의 굶주림을 종식하다'가 1면을 장식하기를 꿈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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