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 미만 사업장 2030년부터 단계적 시행
조기 도입 기업에 매칭지원·융자비용 보전 122억원
퇴직금 체불 연 8229억원…노동자 수급권 보호 필요성 강조
정부가 퇴직금 체불을 막기 위한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관련해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기존 근속기간에 발생한 퇴직급여는 소급해 적립하도록 하지 않기로 했다. 조기 도입 기업에는 재정·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영세 사업장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정부가 단계적 시행과 지원책을 앞세워 설득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30일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의 필요성과 중소기업 부담 완화 방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금체불액 가운데 퇴직금 체불액은 8229억원으로 전체의 41.1%를 차지했다. 퇴직금 체불은 매년 26만여명의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현행 퇴직금 제도에서는 기업이 퇴직 시점에 경영 악화나 도산을 겪으면 노동자가 퇴직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사외적립 의무화가 사업주에게 새로운 퇴직급여 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를 재직 기간 중 외부에 미리 적립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퇴직금을 내부에 보유하는 대신 외부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도록 해 기업의 경영 상황과 관계없이 노동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영세 사업장에는 준비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도입 의무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2028년 100인 이상,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 순으로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의무화 이전의 계속근로기간에 발생한 퇴직급여는 소급해 사외적립하도록 하지 않는다. 의무화 시행 이후의 근속기간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기존에 쌓인 퇴직급여를 한꺼번에 적립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가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1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응답 사업장의 90.3%가 10인 미만 사업장이었다. 이 가운데 80.1%는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3년 이내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영세 사업장에 대한 준비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재정·금융 지원도 마련했다. 2027년 정부 예산안에는 퇴직연금을 조기 도입하는 사업장에 적립금을 매칭 지원하는 사업 60억원과 경영자금 융자 비용을 보전하는 사업 62억원 등 총 122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영세·중소기업에 퇴직연금 수수료 특례를 적용하고 규약 신고 의무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 운영에 따른 비용도 낮출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방안이 사업장 실태조사부터 의무화 방안 마련까지 노사정이 함께 논의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노사 및 국회와 협의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영세 사업장의 현장 부담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특산물 안 사면 배 못 타" 울릉도 30명 감금 논란에…"경찰 신고조차 없었다"
아울러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인 '푸른씨앗'의 가입 대상 확대와 사외적립 의무화에 따른 미도입 사업장 자동가입에 대비해 인력과 시스템 등 운용 기반도 확충할 계획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