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선패배 직후 미국행
트럼프 "조작된 부패선거"라 맹비난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룰라) 대통령이 승리한 것을 두고 "조작된 부패선거"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룰라 대통령에게 진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출국금지 조치에도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면서 미국과 브라질 사이에 외교 마찰까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지지하던 보우소나루 의원을 보호하려고 미국으로 부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브라질에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그가 미국으로 간 사이 브라질 안에서는 부정선거 논란이 불붙기 시작했고, 대선 이후 더 복잡한 외교 문제가 터진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선 불복 후 미국행…투표시간 연장 놓고 논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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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의원은 선거 직후 불복을 선언하고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가 갑자기 미국으로 향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조작선거 발언이 더해지며 의혹이 짙어졌다. 논란의 핵심은 투표 당일 투표 마감 시간이 오후 5시에서 7시로 2시간 늘어난 조치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것이 선거 조작을 위한 공작이었다고 주장했다.

투표 시간 연장은 룰라 대통령 선거캠프가 낸 긴급 가처분 신청을 브라질 대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당시 룰라 대통령 측은 상파울루 같은 대도시 지방자치단체들이 선거 당일 의도적으로 대중교통 배차를 줄였고, 이것이 투표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투표 시간을 2시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큰 혼란이 일어났다. 마감 직전에 투표 시간이 갑자기 연장되면서 일부 투표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일부는 계속 문을 열어두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개표 시간도 크게 늦어졌다. 다만 양측 표 차이는 440만표, 3%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막판 일부 투표율에 영향은 줬더라도 판세까지 뒤집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보우소나루 의원이 대선 불복을 선언하고 이를 근거로 소송을 내겠다고 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조작선거라는 말을 보태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브라질 법원이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뇌물수수와 부패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겠다고 밝히고, 브라질 경찰도 그의 여권을 정지하겠다고 하자 보우소나루 후보는 아르헨티나를 거쳐 미국으로 떠났다. 대선 불복은 철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트럼프 대통령도 "나는 브라질 대통령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측이 앞으로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 브라질의 부정선거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직후 급락한 브라질 증시…정부 파산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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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후 브라질 증시는 크게 떨어졌고 경제도 크게 흔들렸다. 보우소나루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던 브라질 경제계와 해외 투자자들이 룰라 대통령의 4선 소식에 기대가 꺾이면서 일제히 브라질 금융자산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한국의 코스피에 해당하는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17% 넘게 떨어져 1998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헤알화 가치도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떨어지는 등 큰 경제 충격이 나타났다.

브라질 경제계와 해외 투자자들이 이렇게까지 공포에 빠져 대량 매도에 나선 이유로는 룰라 정부의 무분별한 확장재정 정책이 꼽힌다. 브라질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83%에 이를 정도로 높고, 특히 룰라 대통령의 3선 당선 이후 10% 넘게 늘었다. 룰라 대통령은 재정부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 긴축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긴축정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복지지출을 크게 늘렸다. 저소득층 지원금을 기존보다 15% 넘게 늘려 결선 투표 전에 국민들에게 지급했는데, 여기에 한화로 1조4000억원이 넘는 재원이 들었다. 선거 직전에는 대중교통 무료화 공약까지 내놨다.


브라질에서는 이미 개인 8400만명, 기업 930만곳이 빚을 연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까지 부채를 크게 늘렸고, 이를 갚을 대책보다는 지금보다 더 확장적인 복지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들이 국가부도 가능성을 높게 보고 브라질 자산을 대거 처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룰라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우파 후보들을 지지하며 추진하던 이른바 '블루 타이드' 정책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할 정도로 양국 관계는 매우 나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룰라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아버지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부당하게 탄압했다는 명분으로 브라질에 50% 관세를 매기며 브라질 대선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룰라 대통령은 대선 직후 연설에서 "브라질은 절대 누군가의 뒷마당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룰라 대통령 집권 기간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 규모가 크게 늘고 중국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되면서 미국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명분 가운데 하나도 플로리다와 가까운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해 미국 본토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브라질에 친중 정권이 더 단단히 뿌리내리면서, 앞으로 미국이 브라질에 관세든 군사·외교든 압박을 계속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美 국익 얽힌 국가 선거 모두 개입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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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가 더 주목받은 이유도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중동, 중남미를 가리지 않고 미국 국익과 얽힌 지역의 주요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며 판세를 흔들고 있다.


지난 2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네타냐후 캠프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포스터를 주요 선거구에 내거는 전략을 썼다. 참패가 예상됐던 네타냐후 총리 측은 예상보다 선전해 반(反)네타냐후 진영과 거의 동률을 기록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물론 전 세계 우파 후보들에게 꾸준히 지지를 보내면서 내정간섭 논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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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이 치러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도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내년 중 조기 총선이 예상되는 독일에서도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을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우파 정당 편을 들고, 우파 정당이 지면 부정선거 논란을 일으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도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다. 2028년 총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할 수 있고, 이것이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각국도 이런 노골적인 개입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고 있다. 미국이 계속 노골적으로 개입하려 들면 다른 대미 협상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고, 여러 나라가 함께 미국에 공식 항의할 외교 채널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브라질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트럼프…중간선거 불복할까[시사쇼] 원본보기 아이콘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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