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도 예산안에 신설된 미래대응기금의 사업비 절반 이상이 기존 예산사업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여야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활용 방안을 놓고 맞서는 가운데, 기존 사업과 상시적인 복지 지출을 기금에 편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공청회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정부 예산안을 보면 기금 사업비 45조4000억원 중에 절반이 넘는 23조6000억원이 본래 본예산에 있던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제시한 기존 사업 규모는 전체 사업비의 약 52%에 해당한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6.10.30    nowwego@yna.co.kr(끝)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6.10.30 nowweg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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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아동기본수당 2조9000억원을 사례로 들며 "아동수당과 같은 상시적인 사업은 본예산으로 편성하고 기금은 진짜 인프라 구축이나 인력 양성, 불평등·양극화 해소와 같이 지속가능한 강국으로 가기 위한 기금으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기존 사업을 기금에 편입한 데 대해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청년 취업·창업 지원과 공공임대주택, 장학금 등을 거론하며 "이것들은 사실 우리가 상시적인 지출로서 예산에서 이미 편성돼 있던 것이 또 들어온 것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첨단 전략 산업에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질 수 있다"며 "초과 세수가 없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렸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2026년과 2027년은 매우 예외적으로 한국에 기회를 제공하는 시기"라며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최소한 10년을 벌 수 있는 제도 변화 및 한국 재정의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미래대응기금 계획은 폐기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세수가 늘어났다면서 국가채무를 늘리는 것은 재정 관리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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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의 2027년 조성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업지출은 45조4000억원, 여유자금은 104조4000억원, 국채 신규발행 축소분은 12조5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지혜진 기자 hey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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