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4년간 강당 대관 불허 0건…사실상 심사기능 미작동"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국회도서관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토론회의 관내 개최를 허용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해외사례를 들어 "우리도 혐오·차별을 막기 위해 사전 심사체계를 실질화해야 한다"고 했고, 야당은 "검열"이라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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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관기관 국감에서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에게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연 5·18 토론회에선 대법원판결로 확정된 사실을 폄훼·왜곡하는 발언이 잇따랐다"면서 "예규상 불허할 수 있는데, 정치적 고려로 행사를 허가해 줬느냐"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8월 보수성향 단체 등과 함께 국회도서관에서 '5·18 재조명 토론회'를 개최했다. 해당 토론회에선 5·18을 "소요 사태"로 일컫는 표현이 나왔고, 당시 신군부의 핵심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학살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을 빚었다.

황 관장은 국회의 품위를 손상하는 회의 또는 행사는 허가하지 않도록 규정한 예규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구체적 행사가 국회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국회의원을 지원하는 저희로서 굉장히 어렵다"면서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런 조치가 '사전 검열'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위법적인 것이 있다면 사후에 법적 테두리 안에서 처리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법치주의"라면서 "사전 검열하듯이 (대관 불허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국감에선 대관에 앞서 사전 심사제도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왔다. 아시아경제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국회도서관은 지난 4년간 접수된 강당 대관 신청 1551건을 모두 허가했다. 불허 사례는 없었다. 사전 허가제가 유명무실했던 셈이다. ▶본지 10월 30일 '[단독]국회도서관, 4년간 대관 불허 0건…5·18 토론회 논란에 뒤늦게 규정 강화' 보도 참조.


국회도서관은 논란이 된 이후에야 강당 사용 내규를 개정했다. 행사 전날인 8월 12일 오후 4시 국회의장실이 행사 취소 가능 여부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면서다. 황 관장은 내규 개정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토론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내규가 개정된 건 행사 일주일 뒤다.


이 때문에 국감에선 국회도서관 역시 해외 주요 의회처럼 시설 사용 제한 기준을 명확화하고, 사전 심사체계를 실질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일례로 독일 연방의회는 외부인 참여 행사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준수' 기준을 적용하며, 영국 하원은 혐오·폭력·차별 조장 목적의 행사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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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의원은 "규정이 있었음에도 4년간 단 한 차례도 불허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심사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우리 국회도 역사 왜곡과 독재 미화,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무대로 전락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사전 심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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