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잘된다는데 주가는 왜 뚝?…인텔이 마주한 '현금의 벽'[주末머니]
3분기 매출·EPS 시장 예상 웃돌아
AI 수요보다 현금흐름에 민감
인공지능(AI) 시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인텔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놨음에도 주가가 급락했다. 데이터센터와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세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을 시장이 더 크게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인텔의 3분기 매출은 165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0.52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및 AI 사업을 담당하는 DCAI 매출은 73억2000만달러로 77.8%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1.5%까지 개선됐다.
파운드리도 살아났다. 3분기 매출은 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8.6%포인트 개선됐다. 첨단 공정인 인텔 3와 18A, 패키징 기술 EMIB의 진전도 확인됐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 CPU 평균판매가격(ASP)과 출하량이 동시에 상승하며 DCAI 성장 모멘텀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은 4분기 전망에 실망했다. 인텔은 4분기 매출 155억달러, 매출총이익률 38%, 주당순이익 0.25달러를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스라엘 팹 사고로 서버 CPU 출하가 일부 차질을 빚는 데다 클라이언트 사업 부진까지 겹쳤다.
주가를 더 세게 누른 것은 현금흐름이다. 인텔은 올해 자본적지출 200억달러 가이던스를 유지하고 내년에도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2027년에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AI 수요와 캐펙스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현금흐름과 자본 조달 여력에 극도로 민감해졌다"고 지적했다.
실적 발표 이후 인텔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다. 시장이 이제 AI 성장률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성장을 위해 쏟아 붓는 투자금이 실제 현금으로 돌아오는지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다만 장기 성장 가능성까지 꺾인 것은 아니다. 서버 CPU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데이터센터 출하 확대가 이어질 수 있고, EMIB 역시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고객 확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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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DCAI 호조와 파운드리 턴어라운드라는 장기 성장 방향은 유효하다"고 봤다. 다만 주가가 다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위축된 AI 하드웨어 투자심리를 되돌릴 계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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