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환경 부담에 데이터센터 규제 쟁점
선거 뒤 투자심리 흔들 수도
단기 불안 가능성…투자 속도·용처 주목

AI주 투자자가 美 주지사 선거까지 봐야 하는 이유[주末머니]
AD
원본보기 아이콘

인공지능(AI) 주식의 다음 변수를 찾는 투자자라면 미국 주지사 선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가 얼마나 잘 팔리는지, 빅테크가 얼마를 투자하는지만큼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어떤 조건으로 지을 수 있는지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AI 열풍의 뒤편에서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 든 주민들의 불만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는 AI가 돌아가는 데 필요한 대규모 컴퓨터 시설이다. 문제는 막대한 전력과 물을 쓴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전기요금 상승과 생활환경 악화를 걱정한다. 지난 7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 유권자의 69%, 공화당 지지 유권자의 43%가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을 지지했다. 정당 하나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어느 당이 연방 의회를 장악할지만 봐서는 부족하다.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전기요금 정책에는 지방정부의 결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36개 주 대상으로 벌어지는 주지사 선거 결과가 규제의 향방을 가를 변수라고 짚었다. 20개 가까운 주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후보가 데이터센터 건설과 인허가를 한동안 멈추는 '모라토리엄'을 내선 상황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새 주지사와 주의회가 출범하는 내년 1월 전후로 모라토리엄 법안이나 행정명령이 잇따라 거론되면, 시장은 규제의 실제 강도를 확인하기 전에 부정적 시나리오부터 반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강경한 선거 공약이 그대로 투자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봤다. 연방 차원에서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이 남아 있다. 주 정부도 주민들의 반발만큼 데이터센터가 가져오는 세수와 건설·전력 인프라 투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주와의 유치 경쟁도 있다. 한 주가 문턱을 너무 높이면 기업이 이웃 주로 옮겨갈 수 있다. 주민 불만을 달래려다 투자까지 놓칠 수 있는 셈이다. 권 연구원이 예상한 해법은 전면 금지보다 비용 분담이다. 추가 전력 수요로 발생하는 부담을 주민에게 넘기지 않고 데이터센터 기업이 책임지는 조건부 승인으로 절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지난 8월 데이터센터 개발업체에 전력 확보와 관련 비용 부담 등을 요구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을 유치하더라도, 그에 필요한 발전·송배전 시설 비용을 가정과 다른 기업에 떠넘기지 않겠다는 취지다.

AD

기업이 자체 변전소와 전력망, 발전시설까지 마련해야 한다면 오히려 투자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권 연구원은 "투자 속도는 다소 늦춰질 수 있어도 규모가 크게 줄지 않는 만큼, 중간선거가 내년 AI 투자와 성장 전망을 크게 바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단기적 불안에는 대비가 필요하지만, 중기 경로에 대해서까지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