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사업 본격화, 동남아항로 진출·외항 정기화물운송사업 추진

일본 조선소·FSRU 시장 공략… 설계·개조 역량으로 새 성장동력 확보

주식병합·지배구조 정비 병행… 김현겸 회장 59만주 추가 매수 계획

팬스타그룹의 코스닥 상장사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해운·조선해양 중심 기업으로 사업 정체성을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정비기기 제조업으로 출발한 회사가 그룹의 해운사업과 조선해양 기술을 결합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자본과 지배구조까지 함께 정비하는 것이다.

컨테이너 사업을 본격화해 동남아시아 항로로 영역을 넓히고, 조선해양사업부는 일본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재기화설비(FSRU) 시장을 공략한다. 사업 전환과 함께 주식병합을 추진하고 최대주주의 추가 지분 매입 계획도 공개했다. 사업 구조부터 지배구조까지 상장사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0월 29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같은 날 최대주주인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의 장내 매수 계획도 사전 공시했다.

오는 12월 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식병합이 승인되면 1주당 액면가는 1000원에서 5000원으로 조정된다. 발행주식총수는 5902만3445주에서 1180만4689주로 줄어든다. 자본금에는 변동이 없다. 병합 신주는 2027년 1월 18일 상장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적정 유통주식 수를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변화는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먼저 드러난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자동차 정비기기 전문기업이다. 그룹 편입 이후 하역과 크루즈 사업을 더했고, 2025년 5월 선박엔지니어링 계열사인 팬스타테크솔루션을 흡수합병해 조선해양사업부를 출범시켰다.


올해 상반기 매출 333억원 가운데 물류·크루즈가 46%를 차지했다. 자동차 정비기기는 30%, 조선해양은 23%였다. 제조업 중심의 상장 이력과 그룹의 해운 본업 사이에 간극이 있었지만, 물류와 크루즈에 조선해양사업까지 더하면서 사업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사업 변화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도록 상장사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중심에 컨테이너 사업이 있다. 팬스타그룹은 지난 7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정기선 공동운항체제에 참여했다. 연내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항로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용선 선박을 활용해 동남아 서비스를 운영하고 외항 정기화물운송사업자 등록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일 정기노선 공동운항에 이어 신규 공동운항 노선을 발굴하고, 중국 화물운송 사업 진출을 위한 현지 합작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측과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내 컨테이너선 사업을 상장사로 점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하역·크루즈·조선해양에 외항 정기화물운송이 더해지면 상장사가 그룹 해운 밸류체인의 핵심 축을 직접 담당하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박 운항부터 정비·개조까지 아우르는 해운·조선해양 기업으로 평가받기 위한 사업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해양사업부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이 사업부는 선박 신조·개조 설계부터 선급 승인, 기자재 공급·설치, 시운전과 정비까지 수행하는 선박엔지니어링 조직이다. 자체 설계·프로젝트 관리(PM) 인력 64명과 누적 설계 실적 479건을 보유하고 있다. 장금상선과 고려해운, 대한조선, 한화파워 등이 주요 고객이다.


사업 확대의 무대는 일본과 FSRU·FSU 시장이다. 올해 오시마조선소 등 일본 조선소와 선사로부터 설계 8건을 수주했다. 일본 종합상사와 합작 계약도 체결해 2027년 현지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FSRU와 부유식 LNG 저장설비(FSU)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회사를 통해 Höegh FSRU 개조 종합설계 프로젝트를 210만달러에 수주했다. 4분기 잔여 수주잔고 534만7000달러(21건) 가운데 47%가 FSRU·FSU 프로젝트다. 조선해양사업부의 설계 역량을 LNG 해상설비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전망도 사업 확대의 배경이다. 국제가스연맹(IGU)에 따르면 2025년 세계 LNG 교역량은 4억3700만t으로 전년보다 6.3%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스수출국포럼(GECF)은 2026~2030년 2억3500만t 규모의 액화설비가 새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FSRU는 육상 터미널보다 설치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LNG선을 개조하면 2억~3억5000만달러가 들어 신조 비용인 4억~5억달러보다 낮다. 이 때문에 기존 선박을 활용한 개조 수요가 늘고 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방폭형 3D 스캐너를 포함해 스캐너 5대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가스 위험구역이 있는 가스선과 FSRU도 직접 계측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구조·배관·전장 설계부터 선급 승인까지 통합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선대의 정기 수리와 규제 대응 물량이 수주 기반이 되고, 일본 시장과 FSRU·FSU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전환과 함께 경영구조와 지배구조 개편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상장사와 그룹 계열사 간 지분 관계를 투명하게 정리하고, 각 사업부의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정비하는 것이다. 계열사 간 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회사 측은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정비와 연계해 상장사의 역할과 위치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이사회 논의와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했다.


김현겸 회장의 추가 지분 매입 계획도 공개됐다. 김 회장은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보고서를 통해 보통주 59만235주를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29일까지 30일간 장내에서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예정 금액은 주당 870원을 기준으로 약 5억1000만원이다.


김 회장은 최근 6개월 동안에도 44만1000주, 약 4억5000만원어치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번 계획분까지 더하면 매입 규모는 100만주를 넘어선다. 회사는 이를 사업 구조 개편에 대한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설명했다.


김 회장은 "상장사의 사업 전환과 구조 개편은 최대주주가 가장 먼저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주주와 같은 위치에서 회사의 변화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체계도 정비한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가 참여하는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식병합 결의에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했다. 최대주주의 장내 매수 계획을 사전에 공시한 것도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려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주주와의 소통 창구도 정례화할 계획이다.


ESG 경영에서는 지배구조(G) 정비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 계열사 지분 관계 정리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 공시 투명성 강화가 주요 내용이다. 환경(E) 분야에서는 조선해양사업부의 친환경 개조 설계 역량을 활용해 그룹 선대의 연료 효율을 높이고 AI 기반 운항 최적화를 추진한다. 사회(S) 분야에서는 부산 지역 해운·항만·조선 인력 양성과 지역 상생을 과제로 설정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이번 주식병합과 구조 개편을 단기적인 조치가 아닌 해운·조선해양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중장기 과정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정비기기와 물류·크루즈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컨테이너·동남아 항로와 조선해양 신시장을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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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사업 성과가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경영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은 그 성과가 주주 가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정비기기 제조사에서 출발한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해운사업과 조선해양 기술을 결합해 상장사의 새로운 정체성을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 자동차 정비기기 넘어 해운·조선해양 기업으로 정체성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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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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