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온음료엔 거의 없는 '헤드 스페이스'
탄산으로 인한 용기 손상 등 방지 차원
"용기 형태·용량 등에 따라 빈 공간 결정"

서울의 한 유통채널에서 판매 중인 탄산수 제품들. 정현진 기자

서울의 한 유통채널에서 판매 중인 탄산수 제품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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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의점에서 탄산수를 구매하려던 직장인 장 모 씨는 진열대에 놓인 제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탄산수 한 병 꺼내려다가 뚜껑 바로 아래 내용물 없이 텅 빈 곳이 꽤 컸기 때문입니다. "마치 누가 한 모금 마신 것 같았다"며 결제하려다가 멈칫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탄산수를 구매하면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요즘 일반 물 대신 탄산수를 찾는 소비자가 꽤 있는데요. 탄산수 그 자체로 즐길 뿐 아니라 하이볼 등 음료를 만들기 위해 구매하는 수요도 있죠.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탄산수 시장 규모는 1906억원 수준입니다. 기본 탄산수에 레몬 등 향을 입힌 제품도 다양한데요. 페트병 속 빈 공간은 이러한 제품에서도 모두 확인 가능합니다.

코카콜라에서 선보인 탄산수 씨그램 무라벨의 개봉 전 모습. 정현진 기자

코카콜라에서 선보인 탄산수 씨그램 무라벨의 개봉 전 모습.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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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탄산수 제품은 다른 음료 제품에 비해 유독 패키지에 적힌 용량보다 내용물을 적게 담는 걸까요? 아니면 제품 자체가 커보이도록 패키지를 크게 만드는 걸까요? 이번 맛잘알X파일에서는 탄산수 페트병 내 비어있는 공간에 담긴 진실을 파헤치겠습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페트병 내 이 공간을 두고 '헤드 스페이스(Head Space)'라고 합니다. 헤드 스페이스는 밀폐 용기에 내용물을 채운 뒤 내용물 표면부터 뚜껑 안쪽 가장자리까지 남겨두는 공간을 의미하는데요.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되거나 용기가 파손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비워두는 필수 여유 공간이라고 합니다.

탄산수의 빈 공간이 일반 물이나 차, 이온 음료 등 다른 음료에 비해 유독 커 보이는 이유는 바로 '탄산' 때문이라고 업체는 설명합니다. 탄산수는 물에 자연적으로 탄산가스가 녹아 있거나 별도로 탄산 가스를 주입한 음료죠. 여기에 당분, 향료, 식품첨가물 등을 섞은 음료가 바로 콜라나 사이다를 비롯한 탄산음료입니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생성된 것이 탄산인 만큼 제품 상단에 빈 공간이 없을 경우 외부 온도에 따른 내부 압력 상승으로 페트병이 변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 헤드 스페이스가 필요하다는 의미인 것이죠. 또 완충 공간을 마련해 제품 뚜껑을 열었을 때 음료가 갑자기 분출하지 않게끔 한다고 합니다.


이 지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건 내용물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부분이겠죠. 실제 패키지에 적힌 것보다 용량이 적은 것은 아닌지, 사실상 과대 포장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인데요.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탄산수 4종을 직접 구매해 패키지에 적힌 용량과 실제 내용물 용량이 차이를 보이는지 저울로 확인해봤습니다.

시중에서 구매한 탄산수 4개 제품. 정현진 기자

시중에서 구매한 탄산수 4개 제품.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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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는 총량 500㎖에 499.0㎖의 내용물이 들어있었습니다. 코카콜라의 '씨그램'은 350㎖ 총량에 350.7㎖ 들어 있어 오히려 용량을 소폭 초과했고요. 동원F&B가 지난 8월 출시한 '미네마인스파클링'은 500㎖ 총량에 499.1㎖, 웅진식품 '더빅토리아 레몬'은 500㎖에 497.1㎖ 들어있었습니다. 미세한 차이는 있었으나 표기 총량과 큰 차이 없는 수준으로 내용물이 들어있었습니다.


내용량 부족 허용오차는 법적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표기 용량이 300㎖ 초과~500㎖ 이하인 경우 '표시량의 3%'입니다. 총량 표기가 500㎖라고 기재돼 있다면 485㎖까지는 허용이 된다는 것이죠. 직접 저울로 확인해본 4종 제품은 내용물 자체가 기존 총량과도 차이가 거의 없었고, 허용량 이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헤드 스페이스는 탄산수에서만 보이는 건 아닙니다. 콜라, 사이다를 비롯한 탄산음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탄산수의 경우에도 향료 등이 포함된 다양한 플레이버 제품이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이러한 탄산수도 실제 식품 유형은 콜라, 사이다와 동일한 '탄산음료'로 기재되기도 합니다.


국내 탄산수 시장 1위 '트레비'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는 "빈 공간의 크기는 탄산수와 탄산음료 여부의 차이보다는 용기 형태와 용량, 제품에 주입하는 탄산의 강도 등 종합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탄산 가스에 당분이나 향료가 추가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유의미하게 헤드 스페이스 규모가 크게 달라지기보다는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죠.

롯데칠성음료 '트레비' 제품 패키지 변경 안내. 온라인 판매채널 제품 설명란 캡처

롯데칠성음료 '트레비' 제품 패키지 변경 안내. 온라인 판매채널 제품 설명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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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탄산수를 페트병만이 아니라 알루미늄 캔이나 유리에 담아 판매하기도 하는데요. 용기 재질이나 형태에 따라 포장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답합니다. 헤드 스페이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 트레비 제품이 2007년, 2019년, 2021년 세 차례 용기 형태를 달리했는데, 그 과정에서 빈 공간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는 "용기 형태와 재질, 구조가 달라지면서 제품 주입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외관상 빈 공간의 크기 차이만으로 탄산 강도 차이가 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동원F&B와 제주삼다수 등이 탄산수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제품 출시도 늘고 있는데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플레이버를 다변화하는 것을 넘어 탄산 강도나 음용 방식 등도 세분화해 제품을 차별화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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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시릴 정도로 찬 바람이 부는 이번 주말, 군고구마나 붕어빵, 호빵 등 대표 겨울 간식을 드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탄산수나 탄산음료 한 병 사서 빈 공간을 직접 확인해보고 함께 드시면 여유로운 주말이 될 것 같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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