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다수 찬성으로 동결 결정
13년 만에 물가 상승 목표 달성…앞으로 유지에 초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13년 만에 목표치인 2%에 사실상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임금과 물가가 함께 오르는 경제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통화정책은 14년 만에 물가 상승 유도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됐다.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은행(BOJ) 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은행(BOJ) 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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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2013년 1월 물가안정 목표를 도입한 지 13년 만이다.

이날 BOJ는 정책위원 9명 중 찬성 8명 반대 1명으로 단기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금리 익일물 유도 목표를 연 1.25%로 유지했다. 지난 9월 단행한 금리 인상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추가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한 만큼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1.5%로의 인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반대 다수로 부결됐다.

금융완화 정상화에 속도

BOJ는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 시절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한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며 물가상승률 2% 달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만성적인 디플레이션 심리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면서 목표 달성이 늦어졌다. 최근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에 대해 "앞으로는 이 이상 오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물가 상승을 오히려 우려하고,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BOJ는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앞으로도 2%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회계연도 신선식품 제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은 2.6%로 제시했다. 올여름 이후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일부 상향했다. 2026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0.6%에서 0.7%로 높였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 확대가 기업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2027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는 0.8%에서 0.7%로 낮췄다.


나아가 지난 1월부터 정리 수순에 돌입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연간 매각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BOJ는 2010년 금융완화 확대 일환으로 ETF 매입을 시작해 구로다 전 총재 시절인 2016년에는 연간 매입 규모를 6조엔까지 늘린 바 있다.


30일 일본 사람들이 양 손에 쇼핑백을 들고 도쿄의 상점가를 지나가고 있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

30일 일본 사람들이 양 손에 쇼핑백을 들고 도쿄의 상점가를 지나가고 있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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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외신 "정책 전환점" 평가

일본 주요 외신들도 물가상승률이 13년 만에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일본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지지통신은 "앞으로 BOJ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중점을 두면서 금융 정책이 14년 만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금융 정책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디플레이션 대응에서 물가 상승률 정착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라며 "그동안 목표 시기가 계속 미뤄져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 등 자원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가격 전가 및 임금 인상 기조가 점차 정착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번 금리 동결 결정으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중동 정세 긴장으로 인한 원유 가격의 고공 행진, AI 관련 수요 증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비용 증가 등으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BOJ는 앞으로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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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결정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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