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판정 1505건 중 발달장애인이 76%
가해자는 지인·부모 순
신고의무 위반 과태료 최대 1000만원 상향 예정
지난해 전국에서 접수된 장애인 학대 의심 사례 가운데 피해자 본인이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린 건수가 1년 새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30일 발간한 '2025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전체 신고 건수는 6608건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이 중 실제 학대가 의심되어 조사가 진행된 사례는 3375건으로 11.3% 늘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피해 장애인 본인의 직접 신고가 806건에 달해 전년 대비 31.7% 급증했다는 점이다. 특히 의사소통의 한계로 타인의 개입이 필수적이라 여겨졌던 지적장애인의 본인 신고가 493건으로 53.1%나 뛰어올랐다. 또한 비신고의무자의 신고가 2480건으로 신고의무자 신고 건수인 895건보다 약 2.8배 많았다는 사실은 당사자와 이웃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감시망이 점차 촘촘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당사자들의 용기 있는 고발이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학대 판정을 받은 사례가 1505건으로 집계됐지만, 이들을 향한 가해의 그림자는 여전히 일상 속 가장 가까운 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전체 학대 판정 피해자 중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포함한 발달장애인의 비율이 76.2%를 차지해 특정 장애 유형에 범죄가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학대 행위자를 살펴보면 지인이 21.4%로 가장 많았고, 부모 19.5%,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13.5%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피해 장애인의 거주지에서 전체 학대의 47.6%가 발생했으며, 보호 공간인 장애인복지시설에서도 12.8%의 비중으로 학대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회성 피해로 끝나지 않는 재학대의 굴레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학대 사례 중 15.8%인 238건이 재학대로 판명됐고, 이들 재학대 피해자의 88.2%가 발달장애인이라는 통계는 단발성 분리 조치 이후의 지속적인 사후 관리망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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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장애인 학대에 대한 제도적 방어벽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직무상 장애인 학대나 성범죄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신고의무자에게 부과하는 과태료 상한을 기존 30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하로 상향하는 내용의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해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차전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장애인학대는 조기 발견과 신고가 중요하고, 피해 이후에는 회복과 재학대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장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피해장애인 보호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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