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와라" "나가라"로 끝난 2026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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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나와라.",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 나가라."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를 관통한 얘기다. 여야가 옥신각신하면서 두 차례나 정회가 거듭됐다. 고작 반나절 짜리 감사였지만 그마저도 절반을 날렸다.

이는 운영위만의 일은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한 증인채택과 자료 제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야당이 39명의 일반증인을 요청했지만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뉴스도 여야가 '무엇을 밝혔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못 불렀는지'가 됐다.


물론 야당이 원하는 증인·참고인을 모두 감사장에 세울 순 없다. 다만 '여야 합의'에만 맡길 경우 행정부 견제는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임명된 지 고작 2주 된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년간의 인사 참사에 대해 '인사위원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것은 한편의 블랙코미디"라고 촌평했다.

자료 제출 요구도 마찬가지다. 국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면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하다는 게 문제다. 야당 측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 요구자료 432건 중 258건이 전면 거부되거나 핵심이 제외됐다. 이런 식이라면 '행정부가 허용한' 알맹이 없는 감사만 가능할 뿐이다.


야당은 여당이 증인채택과 자료 제출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 비판도 내로남불이다. 정권이 바뀌면 공수만 교대해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의 '소수당 증인 요구권(Minority Witness Rule)' 사례를 참고해 볼 만 하다. 소수당 청문위원 과반 이상이 요구할 경우 청문회 일정 중 1일 이상은 소수당이 선정한 증인을 출석시켜 증언토록 한다. 증인 출석을 강제할 순 없으나 소수당의 접근권을 보장한 것이다. 자료 제출에 대해선 행정부의 거부 또는 제한이 타당한지를 검증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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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국정감사가 끝나면 '상시국감', '분리국감' 등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나, 큰 틀의 개혁은 늘 먼 얘기다. 누가 여당이 되고 야당이 되든 필요한 사람을 불러 묻고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정감사가 해마다 옥신각신하다 끝나지 않기 위해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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