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신장 이식받은 남편, 수술 1년 맞아 "가족·의료진에 감사"
아들과 아내가 서로 기증 의사 밝혀
혈액형 부적합 이식으로 건강 회복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첫 성공
올해 2월 500례 달성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은 남성이 수술 1주년을 맞아 가족과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강세동 씨(63)가 수술 1년을 맞아 가족과 의료진에게 감사 편지를 전했다고 30일 밝혔다.
평소 건강하게 생활하던 강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와 인근 병원을 찾았다. 이후 원인 불명의 급성 신부전 진단을 받고 2025년 3월부터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투석을 받게 된 아버지를 위해 해외에서 근무하던 아들은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겠다며 귀국했다. 아내가 걱정할 것을 염려해 기증 의사를 알리지 않았지만 아들이 이식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자신이 기증하겠다며 나섰다. 결국 강씨는 혈액형이 다른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강씨는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 건강을 회복했으며, 현재는 현업에 복귀할 정도로 일상을 되찾았다.
강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땅끝마을 해남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은행에 다니던 아내는 수업을 마친 강씨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며 힘이 돼 줬다. 대학 마지막 학기에는 학비까지 보태며 강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강씨는 "동갑내기 아내는 젊은 시절부터 제게 아낌없이 베풀어줬는데, 이제는 자신의 신장까지 나눠줬다"며 "평생 갚아도 모자랄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 오늘은 두려운 마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1년이 지난 오늘은 감사한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며 가족과 지인에게 감사를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박순철 교수와 윤혜은 교수를 비롯해 수술과 치료를 위해 애쓴 의료진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강씨의 주치의인 윤혜은 신장내과 교수는 지난 20일 외래 진료에서 "수술 후 신장 기능 수치가 모두 호전돼 복용하던 약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가족이 신장을 기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인데, 아들과 아내가 서로 기증하겠다고 나설 만큼 든든한 가족의 사랑과 지지가 환자의 빠른 회복에도 큰 힘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도입되면서 과거에는 적합한 공여자를 찾지 못해 이식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환자들도 이분처럼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장기이식이 유일한 치료 선택지인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은 1969년 3월 25일 명동성모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강남성모병원을 거쳐 현재의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어지며 국내 신장이식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과 고도 감작 환자를 위한 탈감작 후 생체·뇌사자 신장이식,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의 이식, 면역관용 유도 이식 등 고난도 이식 분야에서도 임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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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이후 시행 건수를 꾸준히 늘려 2026년 2월 500례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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