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서 AI 안경 악용 우려 다뤄
논술 시험장서 안경 바꿔 쓴 수험생 적발
전문가 "스마트워치처럼 제재 대상 돼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20여 일 앞두고 인공지능(AI) 안경이 시험 부정행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기술전략 컨설팅사 '퓨처디자이너스'의 최형욱 대표는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12시'에 출연해 "중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는 실제로 시험장에 끼고 들어가서 시험 문제를 풀었다"라며 "실제로 정답률이 60% 이상 나왔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성으로 답하는 AI 안경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12시'에서 진행자 손석희 씨가 메타 AI 안경을 착용한 모습. 유튜브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12시'에서 진행자 손석희 씨가 메타 AI 안경을 착용한 모습.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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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행자 손석희 씨는 최 대표의 안경을 빌려 직접 써 봤다. 손 씨가 "헤이 메타, 지금 현재 주가는 코스피는 얼마까지 올랐습니까"라고 물었지만, 안경은 곧바로 답하지 못했다. 최 대표는 "글래스 혼자만 동작하는 건 아니고 제 스마트폰이랑 연동이 돼 있다"라며 "스마트폰을 밖에 놓고 왔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이 스마트폰을 가져온 뒤에야 안경은 음성으로 답을 내놨다.


AI 안경은 안경테에 달린 카메라와 마이크로 정보를 받고, 연동된 스마트폰의 AI가 이를 처리해 안경 스피커로 답을 들려준다. 화면이 달린 제품은 눈앞에 정보를 띄워 주기도 한다.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는 촬영 중임을 알리는 발광다이오드(LED) 표시등이 켜진다.

'시험장에서 일반 안경과 가려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보려고 보면 스마트 안경이 구분된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손 씨는 "저는 지금 모르겠는데요"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수능까지만 해도) AI 안경 부정행위는 인지조차 되지 않았다"라며 "스마트워치처럼 (AI 안경도) 이제 제재의 대상이 돼야 하는 그런 디바이스는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워치처럼 같이 검사해서 다른 안경을 착용하고 들어가게 한다거나 하는 일들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감시를 피하는 편법은 이미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중국 같은 경우 사진을 찍을 때 LED를 켜 줘야 하는데 그걸 가리는 스티커도 판다"라며 "메타 같은 회사는 스티커를 붙이면 동작 안 하게 하는 기술적 패치를 내놓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 씨는 몰래 찍으면 불법 촬영 범죄에도 쓰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대표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 자체는 안경뿐만 아니라 수많은 것들로 가능하다"라며 "기술로 보완하는 것들도 필요하겠지만 시민 의식이 또 되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최 대표는 AI 안경이 앞으로 '공간 컴퓨팅' 기기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간 컴퓨팅은 공간을 컴퓨터로 쓰는 것"이라며 "자판을 가상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여기서 직접 작업을 하거나 허공에서 직접 하실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늘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보다 컸다"라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담그지 못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균형과 견제를 통해서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게 늘 모든 기술이 가져왔던 길이다"라고 덧붙였다.


해외 이어 국내 대입 논술서도 부정행위 적발


메타가 출시한 AI 안경. 공식 홈페이지

메타가 출시한 AI 안경.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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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경 부정행위는 해외에서 먼저 불거졌다. 일본에서는 지난 2024년 와세다대 입시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대만에서는 지난 5월 국립대만대 입학시험에서 AI 안경을 쓴 응시생이 적발돼 해당 과목이 0점 처리됐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대학생들이 하루 40∼60위안(약 8000∼1만 2000원)에 AI 안경을 빌려 시험에 쓰는 사례도 나왔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6월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를 앞두고 스마트 안경을 시험장에 반입하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광둥성·후베이성 등 지방 교육 당국은 수험생의 안경을 보안 검색 과정에서 따로 검사하도록 했다.


국내 대입 논술 시험장에서도 적발이 이어졌다. 지난 3일 서울시립대 자연과학 계열 논술 시험장에서는 수험표 검사 때 일반 안경을 쓰고 있던 수험생이 시험이 시작되자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 썼다가 적발됐다. 서울시립대는 해당 수험생을 퇴실 조치하고 향후 3년간 응시를 제한했다. 연세대도 10일 수학 논술시험에서 같은 방식으로 안경을 바꿔 쓴 수험생을 적발해 실격 처리했다. 연세대는 올해부터 시험 전 감독관이 수험생 안경을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했지만, 이 수험생은 점검이 끝난 뒤 안경을 바꿔 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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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7학년도 수능 시행세부계획에 스마트 안경을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다. 시험 중 AI 안경 착용이 적발되면 기능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행위로 처리되고, 올해와 내년 수능 응시가 제한된다. 착용하지 않았더라도 시험실에 반입하고 감독관에게 제출하지 않거나, 안경 검사를 거부하면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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