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내년 추가 원전 건설 결정 전망…두코바니 이행 성과가 관건
정부 "두코바니 신뢰 잃으면 테믈린도 잃어"…공정 지연·현지 여론 변수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 간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시공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테믈린 원전 3·4호기 추가 수주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사업의 진행 상황을 테믈린 신규 원전 건설 판단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시공사 교체에 따른 공정 지연 여부가 향후 수주 경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내년 테믈린 원전 3·4호기 신규 건설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 EDUⅡ와 두코바니 5·6호기 건설 주계약을 체결하면서 테믈린 원전 최대 2기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해당 옵션의 유효기간은 5년이다. 옵션이 행사될 경우 테믈린 3·4호기에도 두코바니와 동일한 한국형 APR1000 원자로가 도입될 수 있다. 다만 옵션 확보가 추가 수주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건설 여부와 계약 체결은 체코 정부의 최종 결정에 달려 있다.
문제는 테믈린 사업에 대한 체코 정부의 판단이 두코바니 사업의 이행 성과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 및 신기술 실장은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테믈린 원전 건설 여부에 대해 내년쯤 최종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두코바니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두코바니 사업의 정상적인 이행이 테믈린 추가 수주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김창희 산업통상부 원전전략기획관은 전날 두코바니 원전 관련 백브리핑에서 이번 협상 결렬이 테믈린 원전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두코바니 5·6호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며 "두코바니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적기에 건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코바니에서 신뢰를 잃으면 테믈린에서도 신뢰를 잃는 것"이라며 "크게 보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시공계약 협상 종료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역시 두코바니 사업의 성공적인 이행을 테믈린 추가 수주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 김영훈 한수원 사업총괄부장은 전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원자력학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 "향후 테믈린 원전 2기 사업도 수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계약한 두코바니 사업을 주어진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코바니 시공계약 결렬에 따른 체코 현지 여론과 유럽 원전 수주 경쟁국들의 반응도 변수로 떠올랐다. 최일경 한수원 사업총괄부사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시공계약 결렬이 체코 현지에 미칠 파장에 대해 "두 가지 정도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체코 국민과 체코 여론이고, 두 번째는 EU 안에서의 여론"이라며 경쟁국인 프랑스를 직접 거론했다.
최 부사장은 "체코 정부도 대체 시공사를 선정하는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존중하고 있다"며 "체코 내부 여론은 물론 경쟁국과 관련된 문제도 체코 정부가 인지하고 있는 만큼 잘 관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서 한수원과 경쟁했던 프랑스 EDF가 있는 만큼 시공계약 결렬이 한국 원전의 사업 수행능력을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까지 이번 협상 결렬을 이유로 체코 정부가 테믈린 추가 공급 옵션을 재검토하거나 취소하겠다는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장 관건은 두코바니 사업의 공정 지연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신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지만 이미 일부 인허가 관련 업무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부사장은 "일부 공정이 지연된 것은 시공사 컨소시엄이 현지에서 수행해야 하는 인허가 관련 업무"라며 "내년 7월 건축허가를 신청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업무들이 영향을 받고 있고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시공사 선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기존 컨소시엄과의 법적 분쟁 가능성도 남아 있어 사업 일정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시공사 교체에 따른 영향이 일부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까지 필수 업무를 선별해 한수원이 직접 수행하거나 별도 계약을 통해 추진함으로써 공정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 부사장은 "사업에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체코 정부 및 발주사와도 충분히 소통하고 있어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유니클로가 이 가격이라고?"…인상 예고했다가 소비자들 '발칵'
체코 정부가 요구하는 것도 예정된 공정과 상업운전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다. 김 기획관은 "체코 정부가 원하는 것은 마일스톤을 잘 지켜내고 적기에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두코바니를 적기에 준공하지 못하면 팀코리아 전체의 실패가 된다. 전체 원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