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지속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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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연 2.65%, 2.90%로 유지했다.


ECB는 성명에서 "에너지 충격의 영향이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임금 역시 현 단계에서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가 오르고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는 "에너지 충격의 규모와 지속 기간이 늘어나고 간접적·2차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로 2023년 9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이 기존 전망을 웃돌면서 향후 몇 분기 동안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상승이 임금과 다른 상품·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는 2차 파급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ECB가 이르면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CB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미리 정해진 금리 경로를 따르지 않고 경제지표와 물가 전망 등을 바탕으로 회의마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ECB는 재정 위기로 국채 금리가 급등한 프랑스 금융시장에 대한 개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융시장의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이 통화정책 전달을 위협할 경우 대응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개입을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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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회원국 국채를 매입해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전달보호기구(TPI)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프랑스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유럽연합(EU)의 재정준칙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해당 제도의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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