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매출 1조1100억원
직전 분기 대비 79% 증가
알테오젠 마일스톤 달성 기대감
시밀러 개발사엔 부담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이 출시 1년 만에 분기 매출 8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정맥주사(IV)에서 SC로의 제형 전환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키트루다에 SC 전환 기술을 공급하는 알테오젠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들의 희비는 다소 엇갈린 모습이다.
머크는 29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매출이 180억8500만달러(24조17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핵심 제품인 키트루다(IV·SC 합산) 매출은 86억100만달러(11조4978억원)로 6% 늘며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비어'(6억9400만달러·9277억원)와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19억9500만달러·2조6653억원)도 각각 93%와 14% 성장했다. 머크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간 매출 전망의 하단 값을 663억달러에서 668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SC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SC 매출은 8억3000만달러(1조1095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79% 늘었는데, 1분기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6배 넘게 커졌다. 반면 IV 매출은 77억7100만달러(10조388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이에 따라 키트루다 전체 매출에서 SC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1.6%에서 3분기 9.7%로 높아졌다.
머크가 SC 전환에 공을 들이는 배경엔 다가오는 특허절벽이 자리하고 있다. 키트루다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2028년, 유럽에서 2031년에 만료된다. 이 시점 이후 국내외 제약사가 개발 중인 값싼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머크는 투여 시간을 기존 30분 안팎에서 1~2분으로 줄인 SC 제형으로 기존 환자층을 옮기는 방식으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공식적으로는 SC 출시 2년 안에 키트루다 사용의 30~40%를 SC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알테오젠이다. 알테오젠은 2020년 6월 머크와 피하주사 전환 기술 'ALT-B4'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2024년 2월 이를 키트루다SC 독점 계약으로 바꿨다. 판매 실적에 따라 최대 10억달러(1조3368억원)의 마일스톤을 단계적으로 받은 뒤, 순매출의 2%를 로열티로 받는 구조다. 지난 8월에는 첫 판매 마일스톤으로 약 344억원을 받는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의 16%에 이르는 규모다. 3분기 매출이 상반기 누적치를 넘어선 만큼 다음 마일스톤 도달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SC 전환이 빨라질수록 바이오시밀러가 공략할 IV 시장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상업화 문턱에 들어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6월 임상 1·3상에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을 확인한 뒤, 8월 국내 기업 처음으로 식약처에 'SB27'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셀트리온도 같은 달 'CT-P51'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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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최대 변수는 특허 분쟁이다. 머크는 미국 할로자임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 맞서 지난 5월 미국 특허심판원에서 할로자임의 특허 2건을 무효화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독일에 이어 이달 네덜란드 법원이 할로자임의 손을 들어주면서 프랑스·이탈리아 등 8개국에서 키트루다SC 출시가 막혔다. 이번 실적에는 이같은 결정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판매 증가세와 국가별 공급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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