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수소·미세조류 소재, 원료 가격과 생산비가 경쟁력 좌우
식물 나노센서·AI 촉매 개발 진전…현장 검증과 상용화는 과제

수소·바이오·인공지능(AI) 등 국내 첨단기술 연구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화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 가격과 생산비, 실증 데이터 부족 등이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 연구자들은 기술개발 성과를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경제성 확보와 현장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공업화학회 2026년도 추계학술대회 프레스데이에서는 수소·바이오·첨단소재·AI 분야 연구자들이 기술개발 성과와 산업화의 한계를 함께 제시했다.

구기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구기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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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수소·미세조류, 생산비 낮춰야 산업화 가능


구기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와 반응기 기술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 시스템을 개발해 기술이전에 성공했으며, 암모니아와 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무탄소 기반 발전 시스템도 실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다. 구 책임연구원은 기존 수소 생산 방식과 가격 경쟁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암모니아를 t당 600달러 이하로 들여온다면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소 생산 기술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하는 암모니아 가격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심상준 고려대 교수(오른쪽)와 김정환 연세대 교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심상준 고려대 교수(오른쪽)와 김정환 연세대 교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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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준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미세조류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플라스틱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심 교수는 "바이오매스 생산 단가를 t당 600달러 정도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의 가격을 t당 약 1000달러 수준으로 제시한 심 교수는 환경 관련 인센티브가 적용되면 상용화를 검토할 수 있는 수준에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바이오매스 생산비와 최종 플라스틱 제조원가는 구분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저감 목표는 생산 방식에 따라 일반적으로 40~6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제정호 부산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항공유(SAF)의 산업화에서 원료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만으로는 항공유 의무 혼합에 필요한 물량을 충당하기 어려워 동식물성 유지 등으로 원료를 다변화하고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정호 부산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제정호 부산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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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기반 광학소재·식물 나노센서…환경성과 현장 검증이 관건


김용석 세종대 화학과 교수는 정유공정에서 발생하는 황을 고기능성 고분자 소재로 활용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국내 정유공정에서는 연간 약 170만t의 황이 부산물로 발생한다.


김 교수는 "황 기반 고분자 소재가 적외선을 투과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어 고가의 적외선 카메라용 광학소재나 보호필름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폐황 재활용이 전체 제조공정에서도 친환경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량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제조 과정에서 황화수소 등 부산물이 발생할 수 있고, 건축자재로 활용할 경우 화재 시 이산화황 발생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량으로 몇십만t을 쓸 수 있는 분야는 만만치 않지만, 기능성을 활용하는 분야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세종대 교수(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김용석 세종대 교수(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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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는 나노소재를 이용해 식물에 RNA를 전달하고 조직 재분화율을 높이는 기술을 소개했다. 유전자 편집 이후 식물체를 재생하는 과정을 개선하는 기술로, 밀 등 식량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물이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환경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하는 신호물질을 감지하는 광학 나노센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곽 교수는 "식물의 감염 신호를 중합효소연쇄반응(PCR)보다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선영 서울대 교수(가운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강택진 동국대 교수, 오른쪽은 김진웅 성균관대 교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곽선영 서울대 교수(가운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강택진 동국대 교수, 오른쪽은 김진웅 성균관대 교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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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구실에서 확인한 성능이 실제 재배환경에서도 유지되는지에 대한 검증은 남아 있다.


강택진 동국대 화공생물공학과 교수는 세포 배양 없이 필요한 단백질을 생산하는 무세포 단백질 합성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합성이 가능하지만, 의약품으로 상용화하려면 정제와 품질관리 등 후속 공정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웅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K뷰티의 제조 경쟁력에 비해 브랜드와 원천기술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화장품 소재·제형 분야의 기초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백금 대체 촉매 찾아도…실험과 공장 적용은 별개


한정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새로운 촉매를 탐색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백금 촉매를 대체하기 위해 여러 금속을 혼합한 고엔트로피 합금의 조성을 AI로 탐색했다. 한 교수는 "AI가 제안한 조성으로 실제 합금을 제조해 백금보다 우수한 촉매 성능을 확인했으며, 논문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I가 촉매 개발 기간을 얼마나 줄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 교수는 "AI와 계산모델의 오차가 누적될 수 있고, 실제 실험환경과 계산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예측 결과를 실험으로 검증하고 보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정우 서울대 교수(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한정우 서울대 교수(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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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국내 제조업의 AI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AI가 공장 운영 전반에 본격 적용된 국내 사례가 아직 없으며, 많은 기업이 전담조직을 구성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며 "기존 석유화학 경제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은 경제성과 사업성이 확보된 탄소중립 기술의 모델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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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공업화학회 2026년도 추계학술대회는 30일 막을 내린다. 한국공업화학회는 동진쎄미켐의 후원을 받아 올해부터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학술대회에 초청할 계획이다.


부산=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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